[헬스 파일] 탈모 치료
입력 2012-04-09 18:35
머리숱이 적은 취업 재수생 박모(27)씨는 요즘 눈에 띄게 머리카락이 빠져서 고민이다. 그렇지 않아도 넓은 이마가 전보다 더 넓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날로 어려워지는 취업 걱정에서 비롯된 스트레스가 화근이었다. 혹시 탈모로 인해 올가을 본격적인 취업 시즌에서 또다시 낙제의 고배를 마시게 될까 하는 불안감까지 들자 박씨는 최근 자신감도 회복할 겸 탈모 치료를 결심했다.
탈모증 때문에 고민하는 젊은 남성들이 많다. 초기 탈모 현상을 방치하다 결국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을 정도로 머리털이 빠져 모발이식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탈모는 유전이라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거나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에만 의존하다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머리카락이 하루 100개 이상 빠지기 시작하는 초기 탈모에서는 아직 머리숱이 많이 적어 두피가 훤히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서 소위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만으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치료는 비용이 모발이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가늘어진 머리카락을 굵게 하고 더 이상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단, 약물치료는 탈모 초기, 모낭이 살아있는 상태에서만 가능한 방법이라는 게 문제다.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돼 모낭까지 소멸된 상태에선 약물이 듣질 않는다. 앞이마가 훤해지고 가리마 부근에 머리가 듬성듬성하다 싶으면 이미 탈모가 20% 이상 진행된 상태다. 이 시기를 놓치면 탈모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어떤 약물치료에도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된다.
탈모 치료는 무엇보다 먼저 단기간에 끝내겠다는 조급한 마음부터 버려야 한다. 탈모증에서 벗어나려면 단기간 한 가지 치료를 고집하기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약물치료와 두피관리 등을 병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더욱이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탈모의 경우엔 약물치료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이때는 반드시 모발이식까지 치료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머리 뒷부분의 자기 모발을 채취해 탈모가 있는 부위에 옮겨 심는 모발이식은 탈모 증상이 심하고 남아 있는 모낭이 별로 없는 것이 확인될 때 유용한 시술이다. 이식 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새로 심은 모발의 모근이 정착해 새로운 머리가 자라나게 된다. 또 이렇게 한 번 정착한 머리털은 공여부인 뒤통수 쪽 머리카락의 수명을 가져 계속 같이 자라게 되므로 다시 빠지지 않는다.
말하자면 모발이식 부위가 또다시 대머리로 변할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다. 단, 다른 부위의 탈모를 예방하는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보기 좋은 헤어라인 유지를 위해 다른 부위의 탈모 예방 및 관리도 종합적으로 병행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신동필(더블랙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