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센터 25시…명의를 찾아서] (12) 경희의료원 암센터
입력 2012-04-09 18:26
로봇 수술 분야 선도… 뇌종양 감마나이프 시술도 명성
암 극복의 성패는 가능한 한 발암 초기에 발견, 얼마나 빨리 암의 싹을 뿌리째 제거하느냐에 달려 있다. 암은 빠른 시간 내에 치료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그러자면 무엇보다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로 국내에서 암 환자들이 진단과 동시에 신속하고도 제대로 된 암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 대부분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암 판정 소식을 듣고 그 분야의 저명한 명의가 있다는 병원으로 달려가 보지만 초진 예약에만 1∼2주일 이상 기다려야 하고, 그 이후 검사와 수술을 받기까지 또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를 정도로 ‘산 넘어 산’인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 좀 더 빨리, 그리고 최적의 개인 맞춤 암 치료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선 진료 대기자가 많아도 소위 명의의 손을 잡기까지 마냥 기다려야 할까, 아니면 다른 병원에서 숨은 명의를 찾는 게 나을까. 답은 암의 종류와 경중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명의의 진료를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전자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후자를 택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경희의료원 암센터(소장 김시영·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바로 이런 경우에 부합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암 진단에서 수술까지 1주일 이내로 최단시간에 암을 물리칠 수 있는 진료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김시영 소장은 9일 “우리는 원스톱 암 진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작지만 강한 한국형 암센터를 지향하고 있다”며 “향후 2∼3년 내 암센터를 총 300병상 규모로 확충해 암 치료와 관련한 각종 불만 및 불편이 완전히 사라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로봇 수술과 방사선 수술 분야 선도=경희의료원 암센터는 경희대병원 본관 중앙에 배치돼 있다. 암 환자 진료에 관여하는 각과 전문의가 필요 시 즉시 연계, 협진을 함으로써 암 치료율을 극대화하고, 환자들의 불편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실제 경희의료원은 모든 진료과목의 외래진료실과 검사실을 암센터가 위치한 본관을 중심으로 좌우에 자리를 잡도록 해 어떤 암 환자든 타과 연계 진료가 필요한 경우 신속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다. 또한 로봇 수술 시스템 ‘다빈치S’ 등 최신 의료장비를 도입, 검사 및 치료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것도 암센터의 장점이다.
다빈치 로봇은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복강경수술을 개복수술과 같은 정확도로 확실히 시행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3차원 확대 입체 영상을 통해 마치 개복수술을 하는 것과 같이 환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또 수술 시 미세한 손 떨림까지 방지하는 제어계측 시스템을 장착, 암 조직 주변의 신경과 혈관에 가해질 수 있는 손상을 최소화해 정확하고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다.
컴퓨터단층촬영(CT)와 같은 영상 진단장치를 추가해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치료할 수 있는 맞춤형 방사선치료기 ‘토모테라피’도 가동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관찰되는 CT 영상을 바탕으로 암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 방사선을 집중 조사함으로써 치료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비다.
1992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해 20년 동안 뇌종양 치료 노하우를 쌓은 감마나이프 시술도 이곳 암센터의 큰 자랑거리이다. 이 센터는 2010년 뇌종양 감마나이프 수술 2000례를 달성해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할 정도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암 환자 24시간 콜 대기 서비스도=경희의료원 암센터는 암 환자 편의를 최대한 배려하는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 최적의 개인 맞춤 치료를 위해 여러 진료과 전문의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다학제 전문진료 시스템과 24시간 상담전화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김 소장은 “같은 암 환자라도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 관심을 갖고 정신건강까지 보듬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할 때 암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암 환자 상담 전문 코디네이터와 종양 전문 간호사가 암센터에 24시간 상주하며 암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해주는 것도 이 같은 배려의 일환이다. 이들은 검사에서 수술까지 암 진료의 전 과정에 걸쳐 환자 편의를 최우선적으로 도모하면서 주치의와 환자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수행한다. 환자들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아무 때나 종양 전문 간호사와 전문 코디네이터를 찾아 상담할 수 있다. 이들은 또한 필요 시 곧바로 의료진과 연결, 암 환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다급한 처지의 암 환자들이 많이 찾는 보완대체의학요법에 대해서도 올바른 정보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암 환자 3명 중 1명이 식이요법과 약물요법을, 4명 중 1명이 인삼제품을 복용하는 등 상당수 환자가 병원 치료 외의 보완대체요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의료원 암센터는 이로 인한 부작용과 의료비 낭비요인을 없애기 위해 임상영양센터에 전문가들을 특별히 배치해 놓고 있다. 이들은 암 환자의 건강증진에 필요한 식사, 영양, 운동 등에 관한 전문적 상담과 더불어 보완대체의학요법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도 일러줘 암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시영 암센터 소장은
△부산(1955) △경희대 의대(1980)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1990∼현재)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연수(1992∼1995) △경희대병원 암센터 소장(2006∼현재)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장(2008∼2011)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기획관리위원(2009∼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위원(2009∼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심사부 전문가협의체 항암제분과 위원(2010∼현재) △국립암센터 암정복추진기획단 추진위원(2010∼현재) △보건복지부 국가암관리위원회 위원(2010∼현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