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날씨… ‘대상포진’ 조심하세요!

입력 2012-04-09 19:33


봄이 왔지만 예년보다 길어진 꽃샘추위 탓에 감기 환자들이 증가하는 것과 더불어 대상포진 환자들도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원인은 2∼10세 아이들에게 수두를 일으키는 ‘바리셀라 조스터’란 바이러스다.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나면 이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활동을 재개해 신경 주변으로 퍼지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수두 경험자 5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문제는 특유의 피부 반점과 물집이 잡히기 전엔 의사들조차 이를 확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실제 대상포진 환자의 상당수가 의사의 오진 경험을 갖고 있을 정도다. 게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면 ‘포진 후 신경통’이란 후유증을 얻어 고생하게 된다. 포진 후 신경통이란 대상포진이 치료된 후에도 수주나 수개월, 혹은 수년간 극심한 신경통이 계속되는 후유증을 말한다. 기찬마취통증의학과의원 김찬 원장은 “특히 기력이 약한 노인들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통증 외에 전신 권태감이나 발열, 오한이 있을 수 있고 속이 메스껍거나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기도 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노인과 달리 젊은이일수록 신경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며 “자체 조사결과 최근 대상포진 진단자 중 약 50%가 20∼30대 젊은 환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평소 경험해 보지 못한 통증이 몸의 어느 한쪽 특정 부위에 나타날 경우 대상포진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바이러스가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한 가닥씩 나와 있는 신경 줄기를 따라 퍼지기 때문이다. 대상포진 특유의 피부 반점과 물집은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지 3∼10일 후 생긴다. 처음에는 작은 물집이 드문드문 나타나다가 점점 뭉치면서 띠 모양이 된다. 그러다 점점 껍질이 딱딱해지고 1∼2주가 지나면 딱지가 떨어진다.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피부 발진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물집 발생 후 3일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주사하면 포진 후 신경통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치료 중에는 되도록 찬바람을 쐬지 말고, 목욕을 할 때도 물집이 터지지 않게 해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