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성 3호, 실용위성 아니다”… 전문가 “노래 전송하는 수준”
입력 2012-04-09 22:11
장거리 3단 로켓 ‘은하 3호’ 설치를 마친 북한이 금명간 연료주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8일 외신에 공개한 평북 철산군 동창리 기지의 광명성 3호 위성체는 실용위성이 아닌 것으로 분석돼 북한의 이번 발사가 장거리 미사일 실험용일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9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 1∼3단 추진체의 발사대 장착을 마친 만큼 연료주입 작업을 곧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관계자는 “북한은 김일성 100회 생일인 15일에 발사하기를 원하겠지만 기상상황 등을 감안하면 13, 14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발사가 임박함에 따라 김관진 국방장관은 10일 오전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과 긴급 전화통화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연합 대응방안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외신들이 촬영한 동창리 기지 미사일 발사 시설을 살펴본 일본의 군사전문가는 발사대에 설치된 3단 로켓 가운데 1단에 노동 미사일로 보이는 4기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추진체가 묶여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 출신으로 군사기술에 정통한 다구치 쓰토무(田口勉)씨는 NHK방송에서 “이번 발사는 미사일의 비행과 분리가 확실하게 이뤄질 것인가를 실증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북한이 공개한 인공위성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한 인공위성을 이처럼 공개하는 것은 통상 있을 수 없다”면서 “정보 수집용의 복잡한 위성이 아니라, 노래 등을 전송하는 수준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항공우주연구원 채연석 박사도 무게가 100㎏에 불과한 위성이 우리나라가 1999년 발사한 우리별 1호 수준으로 교신과 초보적인 사진자료 송신만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채 박사는 “실용위성으로 사용되려면 관측에 필요한 카메라와 각종 데이터 처리 장비와 통신 장비 등을 갖춰야 한다”며 “무게가 적어도 300∼500㎏은 돼야 이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광명성 3호는 실용위성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발사로켓 은하 3호는 외형상 2009년 4월 발사된 광명성 2호의 로켓과 비슷하지만 다소 길이가 줄어들고 2단 로켓의 직경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북한은 동창리뿐 아니라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도 위성을 발사할 구체적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평양발 기사에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장명진 총책임자가 “무수단리에서 위성을 발사할 경우 로켓 1단의 낙하지점이 육지가 될 수 있어 남쪽으로 발사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해 동쪽으로 발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가 발사시기를 밝히지 않았으나 북한이 무수단리에서 위성을 발사할 경우 일본 열도 상공을 가로지르는 사실상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
무수단리에서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은 1998년과 2009년 2차례에 걸쳐 일본 중북부인 도호쿠(東北) 지방의 상공을 넘어 태평양에 떨어졌다. 장 총책임자는 동창리에서 발사할 은하 3호 무게가 91t인 것과 관련, “장래에는 400t까지 쏘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발사대를 크게 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