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샘] 네게서 나온 것은 네게로 돌아간다

입력 2012-04-09 19:32

戒之戒之

出乎爾者

反乎爾者也

삼가고 삼갈지어다.

네게서 나온 것은

네게로 돌아가느니.

증삼(曾參). 맹자 ‘양혜왕하(梁惠王下)’


공자의 후기 제자인 증삼의 말이다. 증삼은 노나라 사람이다. 지금의 산동성 평읍현 남무성촌이 고향이다. 증삼의 학문은 학단의 선배 자공의 사유에서 계발 받은 점이 많으며, 공자의 인(仁)을 충서(忠恕)라는 개념으로 구체화시켰다. 자신에게 진실하고,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 넓게 이해해준다는 의미이다. 증삼의 학문은 자사(子思)에게 전수되어 대학에 체계화되어 실렸고, 이후 맹자에게로 전해져 동양적 사유의 중핵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증삼은 자기반성에 엄격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일찍이 “나는 날마다 세 가지 물음으로 내 자신을 반성한다. 일을 계획할 때 최선을 다했는가, 벗과 사귐에 신의를 다했는가, 진실하게 강학했는가(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라고 하였다. 이 말에서 증삼의 치열한 자기 성찰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자신보다 어린 사람, 못난 사람, 천한 사람에게도 겸손한 자세로 대했고 작은 장점이라도 배우려 하였다. 평생 자신의 언행을 삼간 반면 타인에 대해서는 진심어린 관용을 베풀려 하였다. 그러면서도 “선비는 도량이 넓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안 된다. 책임이 무겁고 길이 멀기 때문이다.(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라며 지식인의 책임의식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위의 말은 맹자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저지르고, 어떤 말이든 마구 내뱉던 시대에 맹자는 이 말로 세상 사람들을 경계했다. 내가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입고 아파하는 것은 알고 보면 내가 먼저 남에게 돌을 던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큰 허물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남의 작은 허물은 매섭게 공격하는 것을 능사로 아는 시대. 증삼이 던진 이 한마디가 오늘 우리의 병을 고치는 따끔한 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규필(성균관대 대동문화硏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