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꼼수의 눈물

입력 2012-04-09 18:11


19대 총선에 출마한 어느 꼼수 출신 후보의 막말 사건이 국민들을 충격과 패닉상태에 빠트렸다. 후보뿐만 아니라 공천을 한 당을 향해서도 국민적 원성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그는 한국교회를 범죄 집단이요, 척결의 대상이라는 막말을 하여 기독교계의 분노를 일으켰다. 게다가 어느 저명한 목사님 한 분이 그의 선거사무실을 찾아가 격려하고 안수기도까지 한 것도 논란이 되었다. 나는 꼼수가 한국교회의 도덕성과 윤리성을 공격할 때, 대형교회 목사의 한 사람으로서 한동안 그의 비판과 공격을 귀담아 들었다. 그런데 그는 갈수록 교회 지도자뿐만 아니라 사회 기득권과 지도층을 향한 저속한 욕과 반기독교적 퍼포먼스, 조롱을 남발하였다.

나는 그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가 목사의 아들이며 신학교를 졸업하였고 과거 두 곳의 기독교계 방송국에서 강제 사직을 당했다고 들었다. 심리적으로 볼 때 그는 기독교와 기득권을 향한 상처와 피해의식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조롱과 빈정거림의 꼼수에 편승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사이코패스인 유영철을 풀어서 라이스장관을 성폭행해 죽이자는 등 인간의 기본적인 도덕과 상식을 벗어난 막말과 노인과 여성들을 향한 온갖 비하와 폭언 등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 결과 그는 이미 공인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였고 후보를 사퇴하라는 국민 여론이 폭발했다. 그러자 그는 눈물 흘리며 자신의 과오를 반성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그의 정치적 사과나 쇼맨십 눈물이 아니라 하나님과 국민들 앞에 진정한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그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다. 정말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다면 지난 4년 동안 준비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아웃사이더에서 세상을 향한 조롱과 막말만을 쏟아 부었지 않았던가. 사람은 반드시 심는 대로 거둔다. 상대방에게 막말로 상처주고 눈물을 흘리게 한 사람은, 반드시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피눈물을 쏟게 된다. 그렇다고 기독교계가 무조건 감정적 돌만을 던져서는 안 된다. 나 또한 그의 막말 사건을 접하고 선거 사무실을 찾아가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분노를 느꼈다.

그러나 그 또한 영혼을 가진 인간이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아야 할 선교의 대상이기도 하다. 한 손으로는 회초리를 들고 때릴지언정, 가슴으로는 측은한 마음 또한 가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시대 누구나, 아니, 꼼수에게도 기회는 온다는 사실이다. 그 후보도 아마 자신에게 이런 기회가 올 줄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내심 얼마나 더 당혹스러웠겠는가. 그에게 국회의원보다 더 소중한 것은 자신의 영혼과 공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격이다. 이 시대의 더 많은 꼼수들도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언젠가 자신에게 찾아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아니 더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턱대고 조롱하고 빈정거리는 막말을 버려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기회를 놓치고 통한의 눈물을 흘리기 전에.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