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한·미FTA 파고 경쟁력 강화로 극복”

입력 2012-04-08 19:54


“FTA 발효를 계기로 우리 농식품의 대미 수출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김재수(55) 사장은 지난 6일 서울 양재동 본사 사장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다짐했다. 자신의 역할에 대해선 임기(3년) 내내 한·미 FTA 파고에 대한 국내 농업분야의 연착륙 진두지휘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김 사장은 “두말 할 것 없이 농어업 분야는 FTA의 대표적 피해가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보완대책을 충분히 세운다면 농업분야의 경쟁력 제고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의 FTA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은 농식품 수출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그는 “한·미 FTA가 발효돼 미국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됨에 따라 향후 우리 농식품의 대미 수출 향상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농수산물 수출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공사의 역할을 다원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농자재 수출 활성화 등에 관심을 쏟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미국 농식품 시장규모가 9200억∼9300억 달러 정도 되는데 지금까지는 주로 교민 위주의 식품 수출에 신경을 써왔다”면서 “미국 수출길이 넓어진 만큼 각 인종별 입맛과 기호에 맞는 식품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한류 붐에 따른 수출 신장 분위기를 놓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농식품 수출 실적은 전년동월 대비 11% 늘어났으며, 올해 사상 처음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국내 수급안정에 대한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역할도 제기했다. 공사는 지난 1월 공사 내에 기후변화와 유통과정 상의 문제에 따른 농산물가격 폭등을 막고자 농수산물 수급관리의 선제 대응 차원에서 ‘수급정보센터’를 신설했다. 또 이달부터 공사가 운영중인 온라인 직거래장터 ‘싱싱장터’를 확대 개편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최근 공사가 설탕가격 안정을 위해 추진한 설탕 직수입도 같은 맥락이다. 김 사장은 “공사가 동남아 설탕 제조공장을 직접 방문해 국내 수요업체의 호응도가 높은 설탕을 도입했다”며 “국내 제당업체의 독과점에 따른 비효율성 제거가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유력 설탕업체들로부터 “공사의 직수입 설탕 품질이 좋을 리 있겠느냐”며 견제를 받기도 했지만 김 사장은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CJ제일제당이 최근 설탕가격을 평균 3% 인하한 것도 국내산과 수입산의 경쟁체제 때문 아니겠느냐는 게 김 사장의 시각이다.

김 사장은 부임 이후 농어촌 직거래시장 활성화, 지역인재 채용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사장은 “농어촌 선교회 등으로부터 수시로 농어촌의 열악한 현실을 들으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곤 한다”면서 “그늘지고 소외된 농어촌의 지킴이로 여생을 바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