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제연구소 지적…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실제는 2.6% 아닌 3.2%”
입력 2012-04-08 19:48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개월 만에 2%대로 진입했지만 안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민간경제연구소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근의 물가 안정은 일종의 기저효과 탓이 큰데다 원자재가, 공공요금, 국내 유동성에서의 불안요인도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기저효과, 정책효과 등 반사적·인위적 요인을 제외한 실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3.2%라고 밝혔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6%)보다 0.6% 포인트 오른 것이며 지난 2월(3.1%)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석유류, 축산물 등의 가격이 여전히 크게 오르고 있으나 해당 품목들이 지난해 이맘때 급등한 탓에 가격 상승률은 오히려 둔화되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저효과와 함께 무상보육, 무상급식과 같은 정책적 요인도 3월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데 큰 영향을 미쳤지만, 인위적 정책효과는 물가 흐름을 너무 낙관적으로 판단하게 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구원은 기저효과와 정책효과를 배제할 경우 표면적으로 보이는 물가 안정 추세와는 다르게 물가 상승압력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국내 수입 원유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말 현재 ℓ당 120달러를 상회하면서 지난해 말보다 14% 이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소는 국제 유가의 경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는 한 상승 폭은 제한적이지만 하반기 이후 신흥국 시장의 수요에 따른 수급 요인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유가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원유 가격 상승은 국내 물가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준다. 실제 안정세를 보이는 소비자물가와 달리 수입물가는 올 1월 7.1%, 2월 7.9%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생산자물가도 수입 비용 증대로 같은 기간 3.4%, 3.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수입 및 생산자물가 수준은 향후 소비자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화증가율이 최근 4개월 평균 10% 내외를 기록하는 등 유동성 요인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도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임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상하수도료·택시 요금과 같은 공공요금 인상 개연성도 남아있다”면서 “공공요금 차등화, 유통구조 효율화를 통해 사전적인 안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