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설 나돌던 ‘후세인 2인자’ 現정부 비난 동영상에 등장… 이라크 정부 “가짜 영상”

입력 2012-04-08 19:35

과거 사담 후세인 체제의 2인자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이자트 이브라힘 알 두리가 현 이라크 정부를 거세게 비난하는 동영상이 후세인의 바트당 잔당세력과 관련된 한 웹사이트에 7일(현지시간) 게재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영상 속 인물은 자신을 후세인 집권 당시 혁명평의회 부의장을 지낸 알 두리라고 소개했으나 진짜 맞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인물은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지 9년이 지났다고 말해 영상물이 최근 제작된 것임을 암시했으나 정확한 제작시점 역시 알 수 없다고 AP는 보도했다.

올리브색 군복에 안경을 낀 그는 1시간에 걸친 연설에서 “현 알 말리키 총리의 다와당이 이라크를 시아파의 수도라고 천명하고 모든 아랍권 국가에 투항하라고 요구했다”며 “이라크에 나날이 위협이 커져간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 두리는 후세인 정권이 축출된 이후 수니파 반군에 자금을 대온 핵심 인물이었지만 죽은 것으로 파악됐다. 2005년엔 알아라비아 방송이 바트당의 발표를 인용해 알 두리가 사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알 두리로 추정되는 인물의 목소리가 테이프가 배포된 적은 있으나 얼굴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대변인인 알 말리키는 “테러리스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제작된 가짜 영상”이라며 “이런 시도에 정부 업무나 정치 과정이 영향을 받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에서는 미군이 철수한 뒤 시아파와 수니파 간 종파 분쟁이 격화되면서 폭탄 테러가 잇따랐다. 지난해 말에는 시아파가 이끄는 정부가 수니파인 타레크 알 하셰미 부통령에게 암살단 조직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정치적 갈등이 촉발됐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