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신데렐라보다 평강공주가 좋아~ 같은 계층 ‘끼리끼리’ 결혼 증가
입력 2012-04-08 19:54
英 싱크탱크 공공정책硏 분석
신데렐라 대신 평강공주가 대세?
1960년대 광고제작자들의 일과 사랑, 권력싸움을 그린 미국 드라마 ‘매드 맨(Mad Men)’에서 보듯, 당시 직장여성들은 지위가 높은 보스와의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추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영국의 싱크탱크 공공정책연구소(IPPR)는 각각 1958년생, 1970년생, 1976∼81년생 세 시기별 여성들의 결혼 형태를 분석했더니, 신데렐라형 결혼 트렌드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 보도했다.
즉 신분상승 추구형 결혼(marry up)보다는, 자신과 같거나 더 낮은 계층의 사람과 맺어지는 수평지향적 결혼(marry down)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는 것.
58년생의 경우 38%가 상위 계층과 결혼했고 3명 중 1명 남짓이 같은 계층과 결혼했다. 70년생에선 32%가 상위 계층과 짝을 맺었으며 거의 절반인 45%가 같은 계층에서 짝을 찾았다. 두 시기 모두 23%만이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과 결혼했다.
1976∼81년생에서는 그러나 상위계층에서 배우자를 찾은 비율이 10%대인 16%로 내려앉았다. 반면 56%는 같은 계층과 결혼했다. 28%는 자신보다 하위계층과 인연을 맺었다.
랭카스터 대학 캐리 쿠퍼 교수(조직심리학)는 “끼리끼리 결혼이 이혼율이 낮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하지만 출신 배경이 다를 경우 생길 갈등을 고려하면 이혼 가능성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평강공주형 결혼의 증가 현상은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회학자 캐서린 하킴 박사는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학벌이 높고 보수가 더 많은 남자를 만나는 게 힘들어졌다”며 “그래서 점점 지위가 같거나 낮은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