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준비 왜… 한반도 긴장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벼랑끝 도발’

입력 2012-04-08 22:41

북한이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 새로운 갱도를 굴착한 것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준다.

실험장 동·서쪽에 있던 기존의 2개는 두 차례의 핵실험으로 이미 오염된 상태라 다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갱도 굴착=핵실험 단행’으로 단정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현재 북한 내 정황을 감안하면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3호’ 발사 이후 3차 핵실험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우선 정치적 측면에서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이라는 연이은 도발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최대한 고조시켜 향후 대미 협상 등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벼랑끝 전술이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완화시켜보겠다는 꼼수도 들어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김진무 박사는 8일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북한의 핵 능력”이라며 “이를 잘 알고 있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후 고조될 국제적 압력을 약화시키는 방안으로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6년과 2009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나 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되자 핵실험을 강행했다.

대내적으로는 강성대국의 한 축인 군사대국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운반 수단과 함께 핵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국제사회에 ‘운반 수단과 타격 능력’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또는 최소한 이 같은 능력을 향상시켰다는 점을 내보이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1차 핵실험에서 불과 1kt 규모의 폭발력을 보여 국제사회로부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2009년 2차 핵실험에서는 4.5∼5.5kt 규모의 폭발력을 보여 진전된 기술을 선보였다. 핵무기 전문가들은 단 두 차례 핵실험으로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를 개발할 만한 능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3차 핵실험을 통해 소형화 가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3차 핵실험은 과거 두 차례의 플루토늄이 아닌 농축우라늄을 원료로 한 핵실험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원 신성택 박사는 “농축우라늄탄 실험을 통해 북한은 핵무기의 두 종류인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