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중학교에서 교사에게 폭행당한 학생이 뇌출혈을 일으켜 수술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대구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1시30분쯤 대구 모 중학교에서 3학년 남모(16)군이 3교시 이후 쉬는 시간에 옆 반에 빌려준 필통을 받으러 가자 그 반 담임 신모(56) 교사가 남녀학생들이 보는 가운데 “왜 왔느냐”며 장난으로 남군의 성기 부분을 손으로 툭툭 쳤다. 화가 난 남군은 신 교사에게 반항했고 이 과정에서 남군이 들고 있던 자에 맞아 신교사의 눈 밑에 상처가 났다.
이에 흥분한 신 교사는 남군을 교무실로 데려가 폭행했다. 신 교사는 남군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일으켜 세우기를 반복하면서 남군을 발로 찼다. 또 남군의 머리채를 잡아 목재 사물함에 밀치고 길이 60㎝ 정도의 열쇠절단기로 남군을 위협하기도 했다. 폭행은 주변에 있던 교사가 말리면서 끝이 났다.
이후 남군은 보건실에 누워 있다가 학급 종례 후 귀가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남군은 밤부터 구토증세를 보였고 6일 오전 모 병원에 입원해 오후 1시쯤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
남군의 아버지(41)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 너무 충격을 받았고 아내가 임신 중인데 걱정이다”면서 “때린 교사는 나를 학교로 불러 3000만원에 합의하자며 합의서 서명 전엔 비키지 않겠다고 승용차 앞에 드러눕는 등 합의만 요구하고 있고 학교 측도 안일하게 대응해 괘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면 안 되기 때문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군의 부모는 지난 6일 신 교사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대구 달성교육지원청은 신 교사를 ‘직무수행능력 부족’으로 판단, 지난 7일 직위해제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가 남군에게 ‘다른 반에 왜 자꾸 오냐’며 생활지도를 하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교사를 추가 감사해 징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의 늑장 보고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는 폭행사건이 있은 다음날인 6일 오후 1시쯤 사건이 커진 뒤에야 교육청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교사, 학생 폭행 ‘뇌출혈’ 중상… 대구, 교무실로 불러 구타
입력 2012-04-08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