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 “발레 대중화·세계화·명품화시키는게 꿈”

입력 2012-04-08 18:23


국립발레단은 올해로 창단 50주년을 맞았다. 발레의 불모지에서 이 만큼 발전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공로가 있었지만 최태지(53) 단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에서 태어나 활동하다 1983년 객원무용수로 참가한 뒤 정식 단원을 거쳐 96년 단장을 맡았다. 이후 두 번을 연임하고 2001년 발레단을 떠났다가 2008년부터 다시 발레단의 수장이 됐다.

‘영원한 누나’ 같은 친화력으로 각계의 후원과 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 발레를 대중화시키는 데 앞장섰다. 지난해 ‘지젤’은 국립발레단 사상 첫 전회 매진을 기록했고, 창작발레 ‘왕자 호동’은 이탈리아에서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협연하며 찬사를 받기도 했다.

최 단장이 국립발레단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해도 공연 일정이 빡빡하다. 그의 캘린더에는 365일 중 빈 칸을 찾기가 힘들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창작발레 연습을 시작했고, 3월에는 발레열풍을 일으킨 ‘지젤’ 공연을 열었다. 4월 ‘스파르타쿠스’에 이어 5월엔 ‘백조의 호수’로 소극장을 찾는다. 6월 ‘대한민국발레축제’, 7월 지역별 공익 투어, 8월 해외공연에 오른다.

“올해 공연이 전부 140회 정도 될 거예요. 서울에서 30여 차례 올리고 나머지는 전국과 외국을 돌아다니며 공연해요. ‘스파르타쿠스’의 경우 남성 무용수 40여명이 무대에 오르는 남성발레의 대표작인데, 남성 무용수가 부족한 현실에서 국립발레단만이 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면서 무용수 한 명 한 명을 소개하며 장단점을 설명했다. 이토록 발레단을 오랫동안 이끄는 비결은 ‘사랑과 이해’다.

올해 발레단 50년 역사를 두 가지 창작공연으로 선사할 계획이다. 안성수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안무하고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의상과 무대를 만드는 ‘포이즈’를 6월에 선보이고, 가야금 명인 황병기와 협연하는 ‘아름다운 조우’를 9월 올린다. 11월에는 발레단의 걸어온 발자취를 보여주는 50주년 기념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최 단장은 “우리 음악이 발레와 만나 어떤 조화를 이루게 될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발레단 역사의 절반 이상을 함께한 최 단장의 목표는 ‘발레의 대중화, 세계화, 명품화’이다. 국립발레학교를 개설하는 것도 희망사항이다. ‘50년의 꿈, 100년의 감동’을 올해 캐치프레이즈로 삼은 그는 “한국 발레의 미래를 열어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