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자서전

입력 2012-04-08 18:31


나는 자서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도움이 될 때도 하지만 내용이 정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억이 100%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어떤 이유 때문에 취사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게 평가되기를 바란다. 소위 고백록이라도 예외가 아니다. 게다가 정치적 의도로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쓴 자서전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그런데 최근 재미있는 자서전들이 나오고 있다. 아이들이 쓰는 미래 자서전이다. 내가 60세가 되었을 때를 미리 예상하면서 자서전을 써보라고 학교에서 숙제를 내준다고 한다. 그야말로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자라온 지난날을 정리하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 부모님께 감사하고, 자신의 실수를 되짚어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앞으로 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할 것 같다.

모든 사람은 지금도 시간이라는 백지 위에 자신의 자서전을 기록하고 있다. 그게 다큐멘터리 영상물이라면 천사들이 직접 촬영하는 정직한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나중 하나님 앞에서 보게 될 자서전을 쓰고 있는 셈이다.

장봉생 목사(서대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