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김영재] 중국 권력 교체와 새 지도부의 과제
입력 2012-04-08 18:29
오는 10월 중국은 후진타오와 원자바오 중심의 제4세대 지도부시대가 막을 내리고 시진핑 중심의 5세대 지도부로 교체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정치개혁과 함께 경제시스템의 개혁을 제5세대 지도부의 과제로 제시했다. 더욱이 5세대 지도부는 덩샤오핑에 의해 지명된 4세대 지도부와 달리 당의 협의에 의해 결정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시진핑은 국가원로 자제들로 이루어진 태자당 출신으로 공산당청년단 출신 인사들이 주축이 된 공청단의 협력으로 선출됐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중국의 핵심적인 정치세력은 장쩌민 전 주석을 중심으로 상하이 관료 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상하이방이다. 따라서 현재 중국의 지도부는 시진핑의 태자당, 후진타오의 공청단. 그리고 장쩌민의 상하이방으로 나눠져 있으며, 차기 총리는 공청단 출신의 리커창으로 내정되어 있다.
4세대에서 성격 다른 5세대로
중국의 국가권력은 입법, 행정 및 사법조직과 함께 공산당 조직의 이원적인 구조로 돼있으며, 공산당이 국가권력의 상위개념으로 입법, 행정 및 사법조직을 지배하고 있다. 공산당의 최고 권력기관인 전국대표대회는 5년마다 개최되며, 2007년 10월 제17기 대회가 열렸다.
당의 일상 업무는 중앙정치국이 관장한다. 중앙정치국원 중 당 서열 1위에서 9위까지 9인의 상무위원이 최고 권력을 분점하고 있다. 또 공산당조직은 성, 자치구, 현, 시 등 지방단위에도 존재하며, 학교, 직장 등 모든 조직을 거미줄처럼 얽매고 있다. 즉 성과 시의 경우 성장, 시장과 함께 각각 당서기가 있으며, 대학에도 총장과 당서기가 있어, 당서기가 최고 권력을 행사한다.
한편 중국헌법상 최고 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우리나라의 국회와 같은 입법기구로 공산당의 지도 를 받는다. 매년 3월 대회를 개최해 정부활동 보고, 법률 제정, 경제계획 및 예결산 보고를 받으며 수장은 권력서열 2위이다. 그리고 전인대의 집행기관이며 최고 국가행정기관은 국무원으로 현재 대표는 원자바오다.
이처럼 중국의 권력체계는 입법과 행정이 분리돼 있지만 공산당이 입법과 행정을 지배하는 이원적인 구조다. 민주주의 국가의 최고지도자 선출방식인 선거 대신 오랜 기간 다양한 국가기구의 경험을 통해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치는 집단지도체제라고 볼 수 있다.
경제·정치 개혁 동시 추진 필요
지도부 교체를 앞둔 2012년 전인대는 5세대 지도부의 국정방향을 제시했는데 핵심적인 내용은 고도성장에 따른 경제적 불균형을 완화하는 것이다. 4세대 지도부가 추진한 국가 주도에 의한 수출 및 투자 중심의 경제성장 전략은 연 10%를 육박하는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였으나, 동시에 지역간, 계층간 불균형을 심화시켜 사회 전반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 지도부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위주로 정책전환을 선언하고 성장률의 하향조정과 내수중심의 성장정책을 강조했다. 즉 국가 주도에 의한 성장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우므로 민간 주도의 소비중심 성장전략으로 경제구조를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정부는 사회복지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지난해 10월 사회보험법의 전면적인 시행을 단행하여 국내외 기업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1949년 신중국의 건국과 78년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의 지도부는 올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시진핑이 이끄는 차기 지도부는 경제대국 실현을 위한 경제시스템의 개혁, 미국과 함께 세계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정치적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신중국 건국 이래 가장 어려운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될 것이다.
김영재(부산대 교수·중국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