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신부, 방파제 추락 중상

입력 2012-04-06 23:53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벌이던 천주교 문정현(71) 신부가 6일 추락사고로 크게 다쳤다.

제주도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문 신부는 이날 오후 1시20분쯤 강정항 서방파제 끝 지점에 있는 7m 높이의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에 올라갔다가 아래로 떨어졌다. 문 신부는 이후 긴급 출동한 119에 의해 26분 만에 구조돼 서귀포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에 있던 평화활동가 박모씨는 “문 신부가 강정항에서 서방파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경 10여명 정도가 뒤쫓았다”며 “문 신부가 테트라포드 위에 서서 해경들에게 ‘나가라’고 소리치던 중 해경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추락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활동가들이 기지 내 구럼비 바위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경 30여명이 배치돼 있었다. 서귀포해경은 “문 신부가 해상으로 나가겠다고 해서 대치가 이뤄졌으나 해경이 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문 신부가 입원한 병원 관계자는 "문 신부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오른쪽 팔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머리와 목, 어깨도 다친 것으로 보여 CT와 X레이 검사를 통해 정확한 부상 정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신부는 오전 11시쯤 해군제주기지사업단 동쪽 멧부리 해안에서 부활절을 맞아 십자가 행진을 펼쳤다.

주미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