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기 쇼… 종료 9.6초 남기고… 프로농구 인삼공사 창단 첫 우승 감격
입력 2012-04-06 23:42
경기종료 9.6초 전. 한 때 17점차까지 뒤지던 경기를 64-64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든 안양 KGC인삼공사의 공격. 양희종이 오른쪽에서 높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볼은 양희종의 손을 떠났다. 백보드를 맞는 천금같은 결승 뱅크슛이었다. 스코어는 66-64. 경기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인삼공사가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보는 순간이기도 했다.
인삼공사가 올 시즌 프로농구 챔프에 올랐다. 인삼공사는 6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66대 64로 대역전극을 벌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마크한 인삼공사는 전신인 SBS, KT&G를 포함해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곧바로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정규리그 2위팀이 챔프전에서 우승한 것은 2005∼2006 시즌 이후 6시즌 만이다.
반면 시즌 최다 연승(16연승)과 시즌 최고 승(44승), 시즌 평균 최소실점(67.7점)으로 화려하게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했던 동부는 체력한계를 드러내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챔프전 2위에 그쳤다.
6차전도 아무도 예상못한 인삼공사의 역전승이었다. 인삼공사는 벼랑끝에 몰린 동부에 밀리며 한 때 17점까지 점수차가 벌어졌지만 4쿼터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인삼공사는 4쿼터 초반까지 윤호영(19점 4리바운드)과 로드 벤슨(15점 14리바운드)에 잇따라 내외곽을 내주며 크게 뒤졌다.
42-53으로 9점 뒤진 채 4쿼터를 맞은 인삼공사의 대역전극의 신호탄을 쏜 선수는 오세근이었다. 오세근은 경기종료 7분42초에 골밑슛에 이은 보너스 원샷으로 9점차까지 쫓아갔다. 결국 인삼공사는 크리스 다니엘스와 오세근이 동부의 골밑을 공략하며 종료 1분42초 결국 62-62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인삼공사는 결국 경기 종료 9.6초 64-64에서 양희종의 천금같은 미들슛이 골망을 뒤흔들며 창단 첫 우승이라는 기쁨을 맛봤다. 이날 12점을 넣은 ‘슈퍼루키’ 오세근은 기자단 투표 결과 총 78표 중 54표를 받으며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다.
1992년 팀의 전신인 SBS에 입단해 단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고 코치·감독을 맡은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지난 세 시즌 동안 상의에 항상 사표를 가지고 다녔다.
하지만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박찬희와 이정현을 영입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오세근마저 데려오며 팀 리빌딩을 완성시켰다. 또 전력의 열세라는 것을 비웃듯 효과적인 수비로 동부를 무너뜨리며 첫 챔프전 진출 우승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이 감독은 “최근 리빌딩을 하면서 정말 어려운 시간이 많았다. 믿고 따라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면서 “정말 가슴타는 농구로 승리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