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자’ 면모 보여주는 다빈치 새 메모 노트 발견

입력 2012-04-06 23:38

준비 도구: 정교한 뼈 자르는 톱,케이스에 넣은 안경,쇠스랑, 겸자(외과수술에 쓰이는 가위모양기계),잉크, 펜나이프, 목탄….”

인체 구조에 대해 놀라운 지식을 자랑하는 르네상스 시기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해부학자’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새 자필 메모가 영국에서 5일 공개됐다. 1510년 쯤 작성된 이 노트에 ‘해야 할 일 리스트(To do list)’가 있는데, 여기에 이런 내용이 적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노트에는 ‘시체 해부 여행’을 떠나기 위한 것인 듯 ‘해부 일정에 관한 책을 갖고 가라’는 메모와 함께 부츠, 양말, 빗 ,수건, 셔츠, 신발 끈, 나이프, 펜, 포장용 종이, 목탄 등의 준비물이 쓰여 있기도 했다.

‘뇌 속 구멍 관찰하기’ ‘딱따구리 혀와 악어 턱 묘사하기’ ‘해골 모으기’ ‘시체의 손가락을 사용해 신체 재기’ 등 기상천외한 내용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다빈치는 노트 곳곳에 자신이 해부한 인체를 그려 넣기도 했다. 지면엔 특유의 악필로 상세한 설명이 가득하다.

80페이지에 달하는 이 노트와 ‘해야 할 일 리스트’는 영국 버킹엄 퀸스 갤러리에서 내달 4일부터 전시된다. 영국 왕실은 다빈치 노트 컬렉터로 유명하다. 이 노트는 찰스2세 왕이 다빈치 제자로부터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