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싱가포르 분교’ 설치 놓고 시끌… 교수들 “독재국가에 분교라니…” 반발
입력 2012-04-06 18:59
미국 아이비리그의 명문 예일대가 싱가포르 분교 설치를 두고 시끌벅적하다. 교수들이 반대에 나선 데 이어 학생, 동문들까지도 반발하고 있다.
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예일대는 2010년 9월 발표한 장기발전계획에 따라 예일대 역사 300년 만에 처음으로 이 대학명을 사용하는 분교를 싱가포르 국립대학에 세운다고 보도했다.
2500건의 공모를 거쳐 학교명은 ‘예일-싱가포르 국립대학(Yale-N.U.S college)’으로 정했다. 우선 150여명의 신입생을 모집해 내년에 개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주 이 같은 계획이 확정되자 교수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왜 하필 싱가포르냐는 것이다. 반대하는 교수들은 싱가포르가 마약범을 사형에 처하고, 동성애를 금지하며 심지어 명예훼손 범죄도 적극적으로 추적해 처벌하는 등 독재도시국가이기 때문에 예일대의 정신과 전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분교 설립 과정에서 교수들의 의견을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안이면 교수회의의 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심지어 예일대 후원회 인사들이 싱가포르 정부와 경제적으로 유착관계에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러나 학교 측의 설명은 다르다. 의견 개진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교수들이 가만히 있다가 뒤늦게 문제를 삼는다는 것이다. 또 미국 유수의 대학 상당수가 해외에 분교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싱가포르 정부가 100% 예산을 투입하며 학위과정도 예일대와는 별도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독립학생신문은 예일대 교수들이 고리타분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예일대 교수들이 싱가포르의 동성애 금지를 문제 삼는다면 우리는 관타나모와 반테러 법안에 시비를 걸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