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국적이 미국이라서… 埃 유력 대선후보 낙마위기
입력 2012-04-06 18:59
다음 달 치러지는 이집트 대선의 유력 후보였던 하젬 아부 이스마일이 낙마 위기에 처했다고 AP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제정된 법률에 따라 사망한 모친의 국적이 미국인인 이스마일은 대선 출마 자체가 불법이라고 밝혔다. 법률 조항에 따르면 본인은 물론 배우자, 부모의 국적이 이집트가 아닐 경우 대선 출마를 할 수 없다.
이집트 선관위가 아직 최종적으로 후보등록을 취소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후보등록이 마감되는 오는 8일 중으로 이스마일은 후보 자격을 박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전 외무장관이자 과격근본주의 조직인 무슬림 형제단의 지원을 받는 카이라트 엘 샤티르의 당선이 유력시된다고 AP는 분석했다. 변호사에서 성직자로 변신, TV 명설교자로 이름을 떨친 50세의 이스마일은 사라피스라고 불리는 무슬림 극보수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번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내무부에 조회한 결과 그의 모친이 미국여권을 소지했으며 이 여권으로 수차례 미국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2008년과 2009년에는 역시 미국 여권으로 독일과 이집트를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스마일 측은 “모친은 미국에 사는 딸을 방문하기 위해 그린카드를 소지했을 뿐”이라며 “이는 나를 몰아내기 위한 거대한 음모이기 때문에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사퇴 불가 의지를 표명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