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커그룹 ‘어나니머스’, 中 정부·기업 사이트 500곳 공격

입력 2012-04-06 18:52

중국이 ‘보시라이 사건’ 이후 내란설 후유증에다 정국 수습을 위한 차기 최고지도부 구성 등으로 인해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적인 해커그룹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중국 정부가 내란설 유포와 관련해 인터넷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데 항의하는 뜻에서 지난 1일부터 닷새 동안 500곳 가까운 중국 정부와 기업의 웹사이트를 공격했다.

어나니머스는 6일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앞으로도 중국을 목표로 한 인터넷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달 30일 새로 만든 트위터 계정 ‘어나니머스차이나(@AnonymousChina)’를 통해 이미 해킹한 사이트를 공개하면서 중국과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정의를 위해 함께 투쟁에 나서자”고 촉구하고 있다. 이번 공격을 받은 상당수 사이트는 아직도 완전히 복구가 되지 않았다.

어나니머스는 해킹한 사이트에 남긴 메시지에서 “중국 공산당 정부는 인민들을 불공정한 법에 복종토록 했다”며 “너희는 몰락하지 않는 게 아니다. 오늘은 웹사이트를 공격하지만 내일은 부도덕한 체제가 무너지는 날이 될 것”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5일 1면 절반을 차지하는 장문의 톱기사를 통해 상하이시 서기 위정성(兪正聲·67)의 업적을 극찬하고 나섰다.

정치분석가들은 이에 대해 “위 서기가 올가을 권력 교체 과정에서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에 포함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민일보는 이 기사에서 “상하이는 언제나 개혁 개방의 선봉에 섰다”며 “나아가 개혁을 심화시키는 깃발을 높이 쳐들었고 외부 세계를 향해 더 활짝 문을 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특히 기사 상단에는 상하이의 발전을 상징하는 푸둥(浦東)지구 사진을 게재했다.

인민일보가 정치국 상무위원 유력 후보 중 한 명에 대해 특집 형식으로 이렇게 보도하는 것은 최고지도부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위정성은 건설부 부장(장관), 후베이(湖北)성 서기를 거쳐 지난 2007년부터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뒤를 이어 상하이시 서기를 맡아왔다. 장쩌민 계열의 상하이방으로 분류되고 있어 후진타오(공청단파) 주석으로선 차기 권력 구도를 둘러싼 힘겨루기에서 일단 밀리는 게임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