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스터스 출전 배상문 “부담 커 정신없이 쳤지만 정상 오를수 있다는 자신 얻어”

입력 2012-04-06 18:54

“우즈는 여전히 정상급 실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 탓인지는 몰라도 완벽하지 않았고 나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7435야드)에서 개막된 ‘꿈의 무대’ 마스터스(총상금 800만 달러) 첫날 타이거 우즈(37·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마친 배상문(26·캘러웨이)은 담담한 표정으로 1라운드를 평가했다. 그는 학창 시절 유튜브를 통해 우즈의 스윙을 따라 익혔고 2006년에는 우즈를 보러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타이거 키즈’였다.

“우즈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고 마스터스 출전이 처음이라 정신없이 쳤다”는 그는 첫날 버디 3개와 더블보기 2개, 보기 2개를 맞바꿨다. 3오버파 75타를 친 배상문은 세계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64위로 처져 컷오프를 의식해야 했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우즈도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도 3개를 범해 이븐파 72타로 공동 29위. 5언더파 67타로 단독선두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는 5타차다. 남아공의 루이스 우스추이젠 등이 4언파로 공동2위에 올랐다. 또 다른 우승후보 로리 맥킬로이(북아일랜드)는 1언더파로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마스터스니까 잘 쳐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이 됐다”는 배상문은 라인을 잘못 읽어 짧은 퍼트가 잇따라 홀을 외면했고 중요한 순간 어프로치샷도 흔들렸다.

3번, 7번홀에서 내리 더블보기를 한 것이 뼈아팠다. 3번홀(파4)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진 뒤 3퍼트를 했고, 7번홀(파4)에서는 벙커샷 실수가 원인이었다. 후반 첫 홀인 10번홀과 12번홀에서도 잇단 보기로 6오버파로 추락했지만 13번홀 첫 버디 후 15·16번홀 잇단 버디로 생기를 되찾았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아들 뒤를 따르던 어머니 시옥희(56)씨는 “이틀 전 우즈와 한조가 됐다는 소식에 한 숨도 못잤다”고 했다.

지난달 열린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는 루크 도널드 등과 연장전에서 우승을 다퉜던 ‘루키’ 배상문의 마스터스 첫 출전기였다.

한국(계) 선수 가운데는 재미교포 나상욱이 1언더파(공동14위)로 유일한 언더파를 쳤고, 양용은(KB금융그룹)이 1오버파로 공동 45위를 기록했다. 최경주(SK텔레콤)와 김경태(신한금융그룹)는 2오버파 공동 55위에 랭크됐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