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정원 직원과 만남, 사찰·압력으로 느낀 적 없다” 김제동씨 당시 심정 밝혀

입력 2012-04-06 18:52

방송인 김제동(39)씨는 5일(현지시간) 2010년 국정원 직원과의 만남과 관련, “사찰이나 압력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열린 ‘청춘콘서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행사를 앞두고 국정원 직원이 찾아와 함께 술을 마신 자리에서 (행사에) 안 갔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결국 나는 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압력으로 느꼈다면 (추도행사에) 안 갔을 텐데 갔기 때문에 압력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그렇지만 저와는 달리 국정원 직원이 그런 식의 말을 했을 때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국정원이) 밝히고 사과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직원은 굉장히 매너가 있었고 깔끔했다”면서 “내가 가겠다고 했더니 ‘그럼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떠올린 뒤 “국정원보다 훨씬 치열하게 (추도행사 사회를) 말렸던 것은 제 어머니였다”고 농담했다.

김씨는 이어 이른바 사찰 문건에 대해 언급, “작성한 쪽에서 이에 대해 밝히는 게 옳은 것 같다”면서 “아직도 불안감이 있으니 사찰했다면 내용을 빨리 공개하고, 안 했다면 앞으로 이 자료로 무슨 짓 안 하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앞서 ‘우리 함께 희망을 만들자’라는 주제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한국 정치에 대해 거침없는 풍자를 쏟아냈다. 그는 ‘엄마가 아침에 물어보지도 않고 국에 밥을 말아서 준다’고 호소했다는 한 어린이의 사연을 소개한 뒤 “아무리 내가 사랑해서 한 행동이라도 그 사람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다면 폭력”이라며 “사랑과 사찰은 한 글자 차이다. 그 사람의 의사를 물어봐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