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서 더러운 가게를 여는 아시아인들은 나가야 한다”… 배리 前 워싱턴DC시장 ‘망언’

입력 2012-04-06 18:52


전 미국 워싱턴 DC 시장이자 현 시의원인 매리언 배리가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해 노골적인 인종차별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배리 의원은 3일(현지시간) 자신의 DC8선거구 행사에서 “우리는 우리 지역에 들어와서 ‘더러운 가게(dirty shops)’를 여는 이 아시안들에 대해 뭔가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나가야 한다. 나는 지금 당장 그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흑인들이 그들 자리를 대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리 의원의 이 발언이 4일 저녁 워싱턴 DC와 버지니아 지역의 WRC TV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비난이 쏟아졌다.

빈센트 개리 워싱턴DC 시장은 6일 성명을 내고 “배리 의원의 발언에 아주 실망했다”면서 “인종에 근거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어떤 고려의 여지도 없다”고 비판했다. 시의회 의장인 콰미 브라운은 배리의 발언은 분열적이고 파괴적이라고 비난했다. 배리 의원의 오랜 친구인 엘레노어 홈스 노턴(민주당) 시의원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워싱턴 DC 시의회의 수전 리 등 아시아계 의원 5명은 배리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배리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불쾌하게 한 데 사죄한다”며 일단 몸을 낮췄다. 하지만 그는 “단어를 좀 더 신중히 선택해야 했지만, 지적한 사실들은 매일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아시아계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편의점과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아시아인들의 흑인들에 대한 푸대접, 돈만 벌어갈 뿐 지역에 기여하지 않는 점, 방탄 유리벽 등으로 손님과 거리를 두는 점 등에 신물이 난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1979∼1990년과 1995∼1999년 워싱턴 DC 시장을 역임하기도 한 배리 의원은 시장 재임 중 호텔에서 코카인 흡입장면 등이 비디오에 찍혀 6개월간 구속되기도 했고, 2006년에는 탈세혐의로 3년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는 등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