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4시30분.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가 열린 여의도순복음교회 주변은 의외로 한산했다. 성도들은 오전 4시까지 예배당에 도착하지 않으면 돗자리를 깔고 바닥에 앉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도로에 네 겹으로 250m나 늘어선 대형버스들이 참석자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예배당 문을 열자 1만2000여명의 참석자가 내뿜는 땀 냄새와 열기가 얼굴을 훅 스쳤다. 수난의 날(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날) 열린 세계 최대의 새벽기도회 진풍경이다.
오전 5시. 설교자로 나선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유월절 어린양 비유를 통해 2000년 개신교 신앙의 정점에 있는 십자가 부활의 현재성을 정확히 짚어냈다. 이것은 초대와 중세, 근세 교회사에서 강조됐던 철학 조직 관념 실용을 꿰뚫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예수님은 윤리나 도덕, 종교적 강연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죄 많은 우리를 위해 몸소 유월절 희생 제물이 되어 십자가에서 몸 찢겨 죽으셨습니다. 뼈와 근육, 혈관이 뜯겨 나갈 정도로 채찍을 맞으셨고 제물로 바쳐진 어린양이 불에 태워지듯 극심한 고통을 겪으시며 십자가를 짊어지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대신 피 흘리신 주님을 회개와 통회, 감사와 찬양으로 섬겨야 할 것입니다.”
조 목사는 “예수님의 은혜로 인생의 변화를 체험하고 해방의 복음을 이웃에게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부활의 십자가를 받아들임으로 아브라함의 축복을 누리고 나눔과 섬김으로 구원의 범위를 확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조 목사가 전 세계를 누비며 54년간 설파해 온 성령운동·전인구원의 ‘뼈대’로 오중복음(중생 성령 신유 축복 재림) 삼중축복(영적 물질적 육체적 축복) 4차원 영성(생각 꿈 말 믿음)이 뒷받침하고 있다.
“지금은 은혜의 해, 희년의 시대입니다. 가난과 저주 질병 불안 절망 염려 근심을 이기신 주님을 마음에 받아들여 영생 복락 천국 자유를 얻읍시다. 십자가를 찬양하면서 자유와 해방을 누리십시오. 그리고 영혼이 잘됨과 같이 범사가 잘되고 강건해져 하나님의 백성으로 이웃을 도웁시다.”
5일 설교자로 나선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도 구원과 승리의 십자가를 강조하며 섬김 실천을 통해 예수님만이 유일한 자랑거리가 되게 하자고 독려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방상원(55)씨는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2시30분 인천 집에서 나왔다”면서 “입추의 여지가 없는 기도회에서 큰 도전을 받았으며, 순복음 신앙이 정말 굉장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김명자(60·여)씨도 “기도회 앞자리를 맡으려고 교회에서 밤을 새며 철야예배를 드렸다”면서 “고난주간 최고의 설교가 삶에 큰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수난의 날’ 세계최대 규모 새벽기도회 현장 가보니… “예수님 희생 덧입은 우리, 해방복음 전파 의무”
입력 2012-04-06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