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을 가다-경북 포항 남·울릉] ‘이상득 빈자리’ 친박 우세 속 무소속 단일화 초미의 관심
입력 2012-04-06 18:28
경북 포항 남·울릉 선거구는 공천 이전부터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6선)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해 24년 만에 새 인물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친이(親李)’ 정서가 강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공천은 유일한 ‘친박(親朴)’ 후보인 김형태 전 KBS 국장에게 돌아갔다. 공천탈락자들 가운데서는 정장식 후보만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새누리당 입당이 무산된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 역시 무소속으로, 민주통합당에서는 허대만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무소속 후보 단일화 여부, 초미의 관심사=최근 지역 및 중앙언론사가 실시한 3차례 여론조사에서는 김형태 후보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정장식 후보가 2차례, 박명재 후보가 1차례였다.
선거 초반부터 이상득 의원의 새누리당 후보 지원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었지만 그는 아직까지 어떤 입장 표명이나 지원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김 후보가 두 차례나 상경해 지원을 요청했지만 덕담 수준의 얘기만 오고갔을 뿐 공식적인 지지표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이심(李心)을 얻은 후보는 아무도 없는 형국이다.
이 의원의 이 같은 ‘중립모드’는 5일 포항시청 네거리에서 새누리당 후보 지원유세를 펼친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선거는 결국 무소속 정 후보와 박 후보 간의 단일화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단일화 없이는 새누리당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하지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김 후보와의 승부에서도 자신 있다는 게 양측 캠프의 공통된 시각이어서 막판 극적 단일화 가능성을 남겨 두고 있다.
◇고무된 각 캠프, “당선되면 시민과의 약속 꼭 지킬 것”=KBS 국장 출신인 새누리당 김 후보는 오랜 언론인 경험에서 나온 예리한 판단력과 분별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 후보는 5일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의 포항시내 지원유세에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는 김 후보는 “시민들에게 내건 공약은 반드시 지키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부탁했다.
민주통합당 허 후보는 출마자 중 가장 젊고 야권 고정표를 가지고 있다. 허 후보는 6일 연일읍과 지곡동에서 가진 차량유세에서 “새누리당 독주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있다”며 “북구에 비해 주거 및 문화시설이 낙후된 남구의 균형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무소속 김병구 이상천 후보와 단일화를 일궈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무소속 정 후보도 이날 제철동 이마트 입구에서 가진 유세에서 “시민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을 얻었다”며 “당선되면 일자리 창출 등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박 후보와 단일화 창구도 활짝 열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박 후보는 행자부 장관을 지낸 풍부한 국정경험이 큰 자산이다. 가장 최근 실시된 지역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를 처음으로 앞서자 캠프도 활력이 넘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송도·해도동과 호미곶면에서 가진 유세에서 “포항의 정치적 공백을 해소하고 앞으로 남아있는 국책사업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중앙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