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남에서 새누리당 당선자 나올까

입력 2012-04-06 18:02

광주와 전남·북을 통틀어 4·11 총선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1위를 달리는 곳이 있다. 광주 서구을 선거구다. 이곳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야권단일 주자가 된 오병윤 후보를 박빙의 차이로 앞서 있다. 그래서 과연 여당 후보가 광주에서 당선되는 이변이 벌어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가 금배지를 단다면 1985년 중선거구제 하에서 여당 의원이 나온 이후 27년만의 일이 된다. 강산이 세 번 정도 바뀌는 동안 여당이 한 번도 당선자를 내지 못한 불모지에서 이 후보가 선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 최측근으로서 성실성을 인정받아 18대 비례대표 의원이 된 이후 호남지역 예산을 확보하고, 호남의 현안사업을 챙기는 일에 집중했다. 고향을 위한 열성적인 의정활동으로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여기에다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를 이유로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은 데 대해 지역주민들이 반발하는 점, 그리고 ‘탄핵 역풍’이 강하게 몰아친 17대 총선 때 이곳에 여당 후보로 출마해 불과 720표를 얻는 수모를 당했음에도 광주에서 반드시 당선되겠다며 재도전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광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그 바람이 그의 당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고민 중인 유권자들이 투표일 어떤 선택을 할지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당을 떠나 일꾼을 뽑자’는 여론이 있는 반면 ‘그래도 새누리당 후보를 찍을 순 없지 않느냐’는 여론도 있다고 한다.

선택은 광주 유권자들 몫이다. 다만 한 가지 첨언하자면, 특정정당이 독점하는 완고한 지역구도는 타파돼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정치를 퇴보시키고, 국론 통일을 저해한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생전에 지역주의 병폐를 끊임없이 지적했다. 광주 못지않게 여당 텃밭인 대구의 유권자들도 명심해야 한다.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서 새누리당 당선자가 나오고, 대구에서 야당 당선자가 나오는 시점은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