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 회장 간담 “7년 공들인 기업문화 ‘두산웨이’ 정착 주력”
입력 2012-04-05 19:50
“실무를 쭉 맡아왔지만 그룹 대표하는 일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다. 잘할 수 있을까, 재미있을까 생각했지만 딱히 재미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회장이 누구냐에 상관없이 경영철학을 정리하고 기업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 관심이 많다. 7년 이상 걸려 완성한 ‘두산 웨이(way)’를 정착시키는 데 노력하겠다.”
두산그룹 박용만(57) 회장은 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문화 정착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요즘 들어 대기업 오너들이 기자간담회를 가진 적이 거의 없어 이날 기자간담회는 관심을 끌었다. 어렸을 때 사진기자가 꿈이었는데 아버지한테 욕 많이 얻어먹고 포기했다며 언론에 친근감을 갖고 있어 이야기하고 싶어 마련한 자리라고 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언급한 ‘따뜻한 성과주의’에 대해서는 “조직을 평가하고 평가결과에 따라 하위 몇 %를 도태시키는 제도가 아니라 평가해서 모자라는 역량을 육성하고 개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재 중심의 두산그룹을 중공업 기반의 기업으로 바꾼 그는 향후 인수합병(M&A) 계획과 관련해서는 “단순한 영토확장을 위한 M&A는 안 하고 현재 하고 있는 사업 강화를 위해 필요하거나 성장을 위해 바꿔야 하는 업이 있으면 M&A에 나선다”면서 “당장 눈여겨보는 M&A 대상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이나 정부의 대기업 때리기와 관련해선 “대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잘 알고 있다. 변신의 모습 지켜봐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며 말을 아꼈다.
트위터 팔로어 13만명을 거느린 박 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기업 철학과는 상관이 없고 많이 돌아다니고 출장이 잦다 보니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아서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신저 같은 것을 좋아하는데 해외 가면 국내와 시간대가 안 맞아 불편하던 차에 트위터가 나와 재미를 붙였다”며 “이야기할 때 남이 웃어주면 행복한데 트위터에서 웃기기 시작하다 보니 팔로어가 늘었고 준개그맨이 돼 버렸다. 요즘은 정신적 여유가 없어 자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