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기자회견 이종범, 가족 얘기에 눈물 글썽이며…
입력 2012-04-05 20:37
‘바람의 아들’ 이종범(42)이 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로즈홀에서 눈물의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은퇴는 결코 충동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 야구를 결코 떠나지 않고 언젠가는 KIA 타이거즈로 복귀하겠다고 밝힌 대목에선 전사처럼 단호했다. 하지만 함께 고생했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도 어쩔 수 없는 한 가정의 남편, 아버지였다. 회견장에는 수많은 취재진은 물론 케이블방송 스포츠채널의 생중계까지 이뤄지며 그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깔끔한 슈트 차림으로 회견장에 들어선 이종범은 “이제 나에게 선수라는 이름을 붙이지 못하게 됐다”고 운을 뗀 뒤 “많은 이들의 사랑으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20년간 정들었던 프로야구 그라운드를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갑작스런 은퇴 선언으로 모두가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은퇴 결정은 절대 갑작스럽게, 충동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에서 은퇴 얘기가 나온 2008년 시즌 이후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옷을 벗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시범경기까지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은퇴에 따른 아쉬움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은퇴 후 진로에 대해 이종범은 “선진야구의 대부분을 알고 있어 코치 연수는 내게 큰 의미가 없다”며 구단의 연수 제의를 거부한 배경을 밝힌 뒤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공부하겠다. 언젠가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고 여러분을 만날 날을 기다리겠다”고 말해 지도자로 팀에 복귀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만 해왔기 때문에 다른 사업은 절대 하지 않겠다. 야구 외에 다른 일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해 항간에 떠돌던 사업가 변신 소문을 일축했다.
이종범은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끝내 참았던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가족은 내게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다. 아프고 슬프고 힘들 때 가족의 힘이 있었기에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한 뒤 “여러분, 고맙고 사랑합니다”라며 큰절을 올리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