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英서 8조원 매출 올린 아마존, 조세피난처 이용 세금 ‘0’

입력 2012-04-05 19:11

세계적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영국 법인이 지난 3년간 76억 파운드(약 8조5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 법인의 본사가 조세피난처인 룩셈부르크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영국 세무당국은 이와 관련 세무 조사에 착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 보도했다.

이 법인의 모회사인 미국 아마존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 영국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는 이 법인 소유권이 룩셈부르크 소재 페이퍼컴퍼니로 이전된 시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국 국세청(HMRC)은 이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 주지 않았다. 다만 정기적인 법인세 조사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1998년 설립된 아마존 영국 법인은 이 나라 최대 온라인 소매 사이트로, 아르고스 넥스트 테스코 등 토종 소매 법인을 능가하는 온라인 방문객을 자랑한다.

문제는 영국 법인의 본사가 2006년 룩셈부르크로 옮겨가면서 이 회사의 소유자가 영국인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영국 내에서의 모든 기업 활동은 단순히 ‘주문을 수행하는’ 택배 조직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 이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책, DVD, 기타 상품 등에 대한 대금은 모두 룩셈부르크 법인에 지불된다.

2010년 룩셈부르크 법인 소유자의 경영지표를 보면, 룩셈부르크 법인은 134명의 종업원을 고용하면서도 65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같은 해 영국 법인의 종업원 수는 그 17배인 2265명이지만 총 매출은 1억4700만 파운드에 그쳤다.

이 법인의 지난 3년간 영국 내 매출 76억 파운드에 대한 세금은 1억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