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파3 경연대회… ‘우승하면 본대회 부진’ 징크스

입력 2012-04-05 19:09

‘꿈의 무대’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개막 하루전 이벤트 경기로 파3 경연대회를 연다. 다른 대회에서 아마추어 대상 클리닉이나 묘기샷 및 장타대회를 여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파3 경연은 1960년 당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회장인 클리포드 로버츠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마스터스 코스 인근에 2개의 연못을 끼고 도는 9개홀(파27) 미니코스(1060야드)에서 펼쳐진다.

이 대회 특징은 가족이나 여자친구들이 캐디로 나서는가 하면 샷도 대신 할 수 있다. 지난해 양용은의 캐디로 나선 가수 이승철은 20m 어프로치샷을 홀컵 바로 옆에 붙여 박수를 받기도 했다. 마스터스가 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본 대회 전 팬들과 선수가 함께 즐기는 축제인 셈이다.

하지만 파3 경연 우승자는 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이어져 오고 있다. 그 때문인지 이 대회에는 많은 선수가 불참한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이날 예외는 아니었다. 세계 골프랭킹 1위이자 작년도 파3 경연 우승자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도 올해 경연 참가를 포기했다.

도널드는 “작년에 파3 경연과 본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징크스를 깨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올해는 아예 본 대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과거 우승 직전까지 갔던 선수도 있었다. 1987년 파3 경연에서 우승한 벤 크렌쇼는 마스터스에서 플레이오프까지 나갔다가 래리 마이즈에게 그린재킷을 내줬다. 1990년도 콘테스트 챔피언인 레이 플로이드도 플레이오프에서 닉 팔도에게 무릎을 꿇었다.

올해는 폭우가 쏟아져 상당수 선수가 플레이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5언더파를 기록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과 조나탄 버드(미국)가 5일(한국시간) 공동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계) 선수 중에는 재미교포 나상욱이 7개 홀까지 2언더파를 적어내 가장 높은 공동 8위에 올랐다. 최경주는 7개 홀 성적으로 1언더파를 써냈지만 2번홀에서 홀컵 14인치에 붙여 그 홀 니어리스트가 됐다. 5개 홀만 돈 양용은은 1언더파로 공동 14위, 7개 홀을 끝낸 배상문은 이븐파로 공동 27위에 올랐다.

마스터스는 5일 오후 8시50분(한국시간) 첫 조가 티오프하며 4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