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최대 야권단체 무슬림형제단 미국 상대 외교전 돌입

입력 2012-04-05 19:11

이집트에서 독재자 축출 이후 처음 치러지는 5월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최대 야권 단체 무슬림형제단이 외교전에 돌입했다.

국제외교에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미국 워싱턴에 데뷔해, 지지 호소에 나선 것이다.

무슬림형제단 정치조직인 자유정의당(FJP) 대표단이 이번 주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 관리들과 면담을 가졌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 이들은 정부 관리들뿐 아니라 의회, 싱크탱크 전문가들과도 폭넓은 접촉을 했다. 특히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과 정치적 비전 제시를 통해서 자신들이 이집트 민주화에 지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책결정자를 상대로 설득전을 폈다.

FJP의 외교관계위원회 소속 단도스 아셈은 조지타운 대학에서 열린 포럼에서 “미국과의 가교를 놓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우리는 세계무대에서 미국이 끼치는 중요한 역할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무슬림형제단과의 우호적 관계 증진을 희망한다. 지난 3일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관리들과의 면담은 이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미 행정부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미 관리를 인용해 AFP통신은 전했다. FJP 대표단은 앞서 린제이 그라함,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 등 의원들과 정부 관료들과 접촉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슬람근본주의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의 정치적 목표에 회의적인 시각을 완전히 거둔 건 아니다. 특히 FJP가 대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당초 약속을 깨고 최근 대선 후보를 공식 발표하자 더욱 신중해졌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