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5] 언론사마다 여론조사 결과 딴판… 유권자만 헷갈린다
입력 2012-04-05 19:03
조사전문기관들의 총선 여론조사 결과가 엇갈리게 나타나는 지역이 많아 여야 후보들이 일희일비하고 있다. 방송 3사의 역대 총선 예측이 크게 빗나간 기억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는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의 경우 조선일보가 지난달 30∼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와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가 33.7%와 33.8%의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지난달 28∼31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홍 후보가 51.3%로 정 후보의 39.6%를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 반면 지난달 31∼2일 이뤄진 방송 3사 공동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홍 후보(33.2%)가 정 후보(37.1%)에 밀렸다.
경기도 고양 일산서의 경우 지난 1일 실시된 중앙일보 조사에서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32.2%)가 민주당 김현미 후보(43.3%)에게 11.1% 포인트 뒤졌다. 반면 같은 날 발표된 방송 3사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김 후보(39.2%)가 민주당 김 후보(37.0%)를 2.2% 포인트 앞섰다. 인접한 고양 덕양갑도 중앙일보 3일 조사에선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37.6%)와 통합진보당 심상정 후보(34.4%)의 접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헤럴드경제의 1∼3일 조사 결과는 심 후보가 45.0%로 손 후보의 39.4%를, 지난달 20일 실시된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선 심 후보(48.3%)가 손 후보(39.7%)를 훨씬 앞서 있었다.
서울 영등포갑 역시 방송3사 조사에서 새누리당 박선규 후보 지지율이 35.1%로 민주당 김영주 후보(30.3%)를 앞섰지만, 중앙일보 조사에선 김 후보가 42.6%, 박 후보가 32.8%라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이뿐 아니다. 민주당의 거점 전략지역인 ‘낙동강 벨트’의 부산 강서을은 조사 시기와 기관에 따라 1, 2위가 뒤바뀌고 있다. 지난달 19일 중앙일보가 발표한 조사에서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35.5%)가 민주당 문성근 후보(29.2%)를 앞선 반면 동아일보의 지난달 14∼15일 조사 때는 문 후보가 36.8%의 지지율로 김 후보(28.5%)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진갑의 경우 방송3사 조사에선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 27.4%, 무소속 정근 후보 27.0%, 민주당 김영춘 후보 23.5%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일경제·MBN의 지난 2∼3일 조사에서는 나 후보 27.1%, 김 후보 19.8%, 정 후보 15.3%로 나타났다.
역대 총선을 보더라도 여론조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는 모두 빗나갔다. 18대 총선에서 방송사들은 한나라당이 154∼181석까지 차지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개표 결과는 153석에 그쳤다. 17대 총선에서 MBC와 SBS는 열린우리당이 각각 155∼177석, 157∼182석을 차지할 것이라 예측 보도를 했지만 실제 결과는 152석이었다. 방송사들이 사상 처음으로 출구조사를 도입했던 16대 총선 역시 여당인 민주당은 100석을 넘을 것이란 예측과 달리 96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여론조사 결과가 널뛰기식으로 출렁이는 것은 조사시기마다 민간인 불법사찰 등의 변수들이 서로 다르게 표심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거나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조사 결과가 정반대로 나오는 경우도 많아 유권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조사방식과 여론조사기관이 확보한 표본 차이 등에 기인한다. 유선전화임의걸기(RDD) 방식은 30∼40대 직장인이 표본으로 잘 잡히지 않는다. 휴대전화 패널조사를 가미하는 경우 표본의 대표성에 문제가 생긴다. 잦은 여론조사에 피로감이 높아진 유권자들이 응답을 기피하는 것도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