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김용민·조동원·이상돈 부적절 언행, 총선 막판 최대 변수

입력 2012-04-05 19:01

유권자들은 선거가 막바지에 이를수록 정치인들의 ‘입’과 행동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그만큼 정치인들의 말실수, 행동 잘못 하나하나가 선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11일 치러지는 19대 총선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인들의 언행과 관련된 파문이 터지면서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TV에 출연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과 이상돈 비상대책위원 등의 잇따른 ‘불성실’ 행동으로 유권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의 과거 ‘저질 막말’로 공천 철회까지 고민해야 하는 곤혹스런 상황을 맞았다.

이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사건과 맞물리면서 전체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막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GH코리아 지용근 대표는 5일 국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불성실·막말 파문은 새누리당보다는 민주당 쪽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역대 선거에서 여당 정치인의 말실수는 오히려 보수층을 자극해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고 야당 인사의 실수는 진보성향 유권자 표를 분산시키는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1992년 14대 대선 당시 터진 부산 ‘초원복집’ 사건은 지역감정을 부추겨 선거에 이기자는 관계기관 대책회의 내용이 폭로되면서 보수여당에 악재로 작용하는 듯했지만 거꾸로 보수표를 결집시켜 김영삼 당시 신한국당 후보가 큰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반면 2004년 17대 총선 때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발언 한마디가 온건진보여당의 압승·독주 체제에 찬물을 끼얹어 버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의 안일원 대표도 “후보의 윤리적 흠결에 민감한 젊은 층이 이번(김용민 후보의 저질·막말) 일로 야당에 실망할 개연성이 높다”며 “이들 가운데 투표 자체를 포기하려는 경향이 대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에 끼치는 김 후보의 막말 파괴력이 새누리당 측의 불성실 언행 여파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러나 이런 돌출 언행 변수가 민간인 사찰 사건보다 ‘2040세대(20∼40대)’ 유권자들에게 더 큰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젊은층이 워낙 이명박 정부 4년에 대한 불만이 많은 만큼 개별 정치인의 ‘실수’보다는 ‘사찰’이라는 국정 전체 문제에 더욱 몰입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안 대표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여야의 총선 전략이 두 변수에 대한 대처로 모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앞으로 야당은 더욱 더 민간인 사찰 공세를 강화함으로써 정권심판론 확산에 주력할 것이고, 여당은 막말 파문을 부추김으로써 유권자들의 ‘저래선 안돼’ 정서를 자극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