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사군도에 크루즈 관광객 보낸다… 800명 태워 2012년 안 취항 추진
입력 2012-04-05 18:50
남중국해 시사군도(西沙群島, 파라셀군도)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 간 영유권 분쟁이 첨예화될 조짐이다. 중국이 연내에 대형 크루즈를 띄워 중국인 관광객들을 이곳에 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여유국(旅游局)은 이를 위해 관할 하이난(海南)성 및 여타 정부 기관들과 현재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신경보(新京報)가 5일 보도했다.
시사군도 관광 코스는 하이난다오(海南島)의 하이커우(海口)와 싼야(三亞)에서 출발해 시사베이자오(西沙北礁)와 주변 섬들을 돌아본 뒤 시사군도에서 가장 큰 섬인 융싱다오(永興島)에 상륙해 섬 관광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를 위해 승객 800명을 태울 수 있는 호화 크루즈 ‘예샹궁주(椰香公主)호’(길이 140m, 너비 20.4m·사진)가 투입된다. 하이난성 관광발전위원회 덩샤오강(鄧小剛) 부주임은 “올해 안에 시사군도 관광이 시작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우선 시사군도 관광을 시작한 뒤 2단계로 하이난섬 근해 무인도에 대한 관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러한 행보는 시사군도에 대한 실효지배를 강화해 베트남과의 영유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관측되고 있다.
해군 제독 출신 군사전문가인 인줘(尹卓)는 이에 대해 “국제법에 따르면 섬을 먼저 발견하거나 이름을 부여했을 때, 먼저 섬을 경영하거나 개발하는 경우, 관할권이나 주권을 먼저 행사했을 때 해당 섬을 점유한 것으로 인정된다”면서 “관광사업은 경영이나 개발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베트남 등 주변국들은 중국의 일방적인 관광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만큼 이 해역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은 지난달 초 시사군도에서 조업 중이던 베트남 선원 21명을 불법조업 혐의로 강제 억류하는 등 이곳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베트남과 오랫동안 마찰을 빚어왔다. 중국은 지난 2009년에도 시사군도 관광 사업 계획을 밝혔지만 베트남의 반발로 무산됐었다. 베트남은 시사군도를 호앙사 군도로 부르며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사군도는 난사(南沙)군도, 중사(中沙)군도, 둥사(東沙)군도와 함께 남중국해의 4대 군도 중 하나로 모두 22개의 섬과 10여개 암초 및 7개의 모래섬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중국 관광객들이 상륙하기로 돼 있는 융싱다오는 40여종의 새들이 6만여 마리나 살고 있어 ‘새들의 천국’으로 불린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