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5] 새누리는 황당시리즈… 조동원 이어 이상돈도 구설수
입력 2012-04-05 20:14
황당 발언, 황당 퇴장.
새누리당 인사들의 ‘황당한 언동’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총선과 관련돼 당의 입장을 설명하는 TV 토론회에서 핵심 인사들의 불성실하고 무성의한 태도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당 내부에서는 ‘수준 이상’의 인사들을 공개 토론회에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4일 밤 11시부터 방송된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은 새누리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의 돌발 퇴장으로 파행을 겪었다. 토론회는 여야 의원들과 정치 전문가들이 참석,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8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잘 뽑아야 잘 산다’는 주제로 대담을 갖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이 비대위원은 새벽 3시20분쯤 “다른 일정이 있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생방송 도중 자리를 떴다. 방송사 측은 긴급히 광고를 내보냈다. 5분여 뒤 방송이 재개됐지만 야당 측 패널은 “새누리당이 빠진 상태에서 토론할 수 없다”며 역시 퇴장했다.
토론회에는 이 비대위원을 비롯해 김진애 민주통합당 선대위 홍보본부장, 문정림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후보, 박원석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고성국 정치평론가 등이 참석했다.
3일에도 황당한 발언이 있었다.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MBC ‘100분 토론’에서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야당 측 질문이 이어지자 “저는 모르죠, 제가 청와댑니까, 왜 저한테 그럽니까”라며 토론자 자질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발언을 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박선희 안산상록갑 후보가 지역 선관위 주최의 생방송토론회 도중 15분간 자리를 비워 진행자와 다른 참석자들을 당황케 만들었다.
이 같은 황당 시리즈가 이어지자 “어제는 ‘전 모르죠’로 한참 웃었는데, 오늘은 이상돈이 ‘건강 문제상’으로 웃겨주는구나”(트위터 아이디 3angelsfather)라는 반응도 나왔다. 인터넷에서는 이를 빗대 ‘퇴장남’ ‘퇴장녀’라는 조어도 생겨났다.
이 비대위원은 5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새벽 2시 이후는 곤란할 것이라고 미리 이야기를 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새누리당 인사들의 토론회 불참과 도망, 책임회피, 버럭은 그들끼리 상식이 된 지 오래”라며 “퇴장 전문당, 검증 기피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제작진이 사전에 3시간 출연으로 당과 협의해 놓고 마치 이 비대위원이 무단 퇴장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tvN을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
한편 이 비대위원은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 “닉슨 미국 대통령이 물러난 워터게이트 사건과 판박이”라며 “대통령이 책임질 만한 부분까지 밝혀진다면 그것은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하야도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내에서는 너무 나갔다는 반응과 함께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명호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