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을 가다-대전 중구] “설욕” vs “수성” 삼세판 대결… 도청 철거싸고 팽팽한 대치
입력 2012-04-05 18:40
‘삼세판.’
대전 중구 강창희-권선택 후보의 선거 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동안의 결과는 2대 0으로 권선택(56) 후보의 완승이다. 5선의 강창희(65) 후보는 이제 더 이상 패배할 수 없다며 설욕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권 후보는 3선 고지에 올라 대전의 큰 정치인으로 우뚝 서겠다며 수성(守成)의 벽을 높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강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낙관할 수 없다. 충청도 여론조사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 성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두 후보 외에 정치 신인인 민주통합당 이서령(49) 후보와 정통민주당 남일(51) 후보도 표밭을 갈고 있다.
유천동 강 후보 선거사무실엔 충청지역의 여느 새누리당 선거사무실과 같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일로 보답하겠습니다. 확실한 중구 발전’이란 문구도 적혀 있다.
강 후보는 5일 오전 3시20분 중촌동 대전도시공사 환경미화사업소를 찾았다. 일 나가는 환경미화원 100여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중구 발전을 위해 기회를 달라. 기회를 준다면 국회에서 큰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반 정도 잠겼다. 이후 오전 시간은 이날 저녁에 있을 방송 토론회를 준비하기 위해 자료를 찾고 참모들과 회의를 하면서 보냈다.
강 후보는 오후 2시부터 본격적인 차량유세를 진행했다. 그는 산성동 농촌마을을 돌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겠다. 대전을 진정한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 유세차량은 이어 유천동 뒷골목을 찾았다. 상대인 권 후보가 제기한 충남도청 철거 문제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치욕의 역사도 역사다. 도청 건물이 일제시대 지어졌다고 치욕의 역사로 생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상권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선화동 충남도청사 앞 권선택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대전의 맏아들, 충청을 지킬 사람’이란 내용의 걸개그림이 걸렸다. 권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8년 동안 사용한 사무실이다. 여론조사에서 뒤져 다소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권 후보는 5일에도 여느 때처럼 출근길 거리유세를 펼쳤다. 오전 7시 유천동네거리에 섰다. “능력있고 깨끗한 권선택 3번, 지역경제 살리는 권선택 3번”이란 로고송이 울려 퍼졌다. 오전 9시까지 ‘핸드 롤링’ 거리유세를 진행했다. 출근하던 한 유권자가 박수를 치자 “감사합니다”라며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했다.
그는 오전 10시 대흥동 기독교봉사회관에서 열린 기독사회복지정책협약식에 참석했다. 이어 대흥침례교회를 찾아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했다. 선거운동기간 매일 봉사활동에 역점을 뒀다. 서민들과 함께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오후 1시 이후엔 차량유세를 펼쳤다. 권 후보는 지원 나온 이회창 전 총재와 함께 문창동 시장 입구에 섰다. “부족하지만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충청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며 “충청을 대변하는 선진당을 지지해야 충청의 이익과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고 외쳤다.
그는 차량을 목동네거리로 옮겼다. 권 후보는 “일본 잔재인 도청사를 헐어야 민족정기를 바로 세울 수 있다. 구도심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글·사진 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