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성인들 눈뜨게 한 사르트르 심층 연구… ‘실존과 참여’

입력 2012-04-05 18:17


실존과 참여/정명환 외(문학과지성사·1만8000원)

‘구토’ ‘말’ 등을 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장 폴 사르트르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1948년 이래 2011까지 우리나라에서 그에 관해 쓴 논문은 모두 699편, 단행본은 74권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자료가 축적될 수 있었던 데는 사르트르가 뛰어난 문학가이자 사상가로서 두각을 드러낸 20세기 대표 지성인 까닭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가 주창한 사상과 그가 남긴 문헌들이 한국 지식인들의 ‘눈’을 뜨게 했기 때문이다. 공저자인 정명환은 이렇게 지적한다. “우리는 20세기를 살면서 개인과 집단의 모순을, 자유와 평등의 동시적 요청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갈등을 자신의 가장 절실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던가요? 한데 사르트르는 우리가 생각하다가 도중에서 그만둔 그런 문제들에 끝끝내 매달리다가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자폭한 사람입니다.”

사르트르는 그 자신의 모순과 변덕을 통해 우리에게 문제들의 소재를 더 생생하게 드러내 보인 반면교사라는 얘기다. 일본을 거쳐 유입된 독일 철학에 경도돼 있던 전후(戰後) 한국에 새로운 학문의 물꼬를 터준 사르트르는 그래서 지금도 현재진행형의 사상가이자 작가로 살아있는 것이다. 한국사르트르연구회에서 활동하는 7명의 전문가가 분석했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