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골프 ‘챔피언스 디너’에 웬 ‘원숭이 소스’?
입력 2012-04-04 19:20
‘꿈의 무대’인 마스터스 골프대회에는 전년도 우승자가 역대 챔피언들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는 흥미로운 전통이 있다. 일명 ‘챔피언스 디너’다.
이 행사는 1952년 벤 호건의 제안으로 생겨났다. 마스터스 우승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특별 회원이 되는데 선배 챔피언들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새로운 멤버를 환영하자는 취지였다. 호스트인 전년 챔피언은 메뉴를 선택할 권리와 함께 비용을 지불할 의무를 진다.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3일(이하 현지시간) 지난해 챔피언 찰 슈워젤(남아프리카공화국)은 남아공 일반 가정집에서 즐겨먹는 바비큐를 챔피언스 디너 메뉴로 선택했다. 바비큐는 소고기와 양갈비, 닭가슴살에 소시지가 곁들여졌다. 전채요리로는 해산물과 치즈, 디저트로는 초콜릿이 올려진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특히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바비큐에 곁들여 먹는 ‘원숭이 소스’였다.
슈워젤은 독특한 이름의 이 소스에 대해 “실제로 원숭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남아공 레스토랑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친숙한 소스”라고 소개했다.
슈워젤은 또 “내가 직접 나서서 고기를 굽고 싶었지만 만찬에 초대한 사람들과 어울리려면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요리사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며 “그린재킷(마스터스 우승자가 입는 상의)에 고기 기름이 튀는 것도 원치 않았다”고 익살스럽게 말했다.
챔피언스 디너 메뉴는 최근 들어 선수들이 자국 전통음식을 내놓으며 새로운 가십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89년 샌디 라일(스코틀랜드)은 양의 염통 속에 다진 고기와 내장, 오토밀 등을 채워 삶은 ‘해기스’란 전통음식을 내놓았지만 입이 짧은 일부 선수들은 손도 대지 못했다.
마스터스에 유독 강했던 최경주(42·SK텔레콤)는 자신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게 되면 청국장, 굴비백반 등 한식을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 중의 메이저’로 불리는 올해 마스터스는 5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4라운드로 열린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