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언론 ‘후야오방 추모 기사’ 게재… “당, 정치개혁 신호탄” 분석

입력 2012-04-04 19:07

중국 관영 언론이 칭밍제(淸明節)를 맞아 이례적으로 후야오방(胡燿邦) 전 총서기를 추모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정계 소식통들은 이에 대해 올 가을 권력 교체를 앞두고 지도부 내에서 개혁적인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는 3일 ‘칭밍제를 맞아 후야오방 묘소 앞에서 추모함’이라는 기사를 통해 “후 전 총서기가 서거한 뒤 20년 동안 거의 30만명이 묘소를 참배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당과 국가의 지도자 80명과 성(省)급 및 부장(장관)급 관원 200여명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장시(江西)성 궁칭에 있는 후야오방 묘소 풍경을 전하면서 국영기업체에서 퇴직한 한 참배객이 “후야오방은 공산혁명 때부터 국가 지도자가 된 뒤까지 항상 인민의 복지에 최우선 가치를 뒀다”며 “바로 그래서 우리는 그를 존경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언론은 “중국 관영 매체가 후야오방에 대해 이처럼 보도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인민대학 장밍 교수는 중국신문사의 기사에 대해 “당 지도부가 앞으로 더욱 개혁의 고삐를 죌 것이라는 신호”라며 “현재로서는 어떤 식으로 개혁이 추진될지 말할 수 없지만 새 지도부의 출범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개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후야오방은 1987년 총서기직에서 밀려난 지 2년 뒤인 89년 4월 15일 숨졌다. 이에 수많은 학생 시민들이 천안문 광장에 모여 그의 죽음을 애도하다 결국 천안문 사태로 이어지게 됐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