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일자리에 대출보증도”… 자동차가 만드는 ‘멕시코 중산층 신화’

입력 2012-04-04 19:08

멕시코 중부 자동차도시 아과스칼리엔테스. 이곳 닛산 자동차공장 생산 라인에서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일하는 루이스 모레노(31)는 지난해 내 집 마련 꿈을 이뤘다. 새 집에서 그의 부부는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 5명과 단란하게 산다. 회사의 대출보증 덕분이다. 6년 경력의 그는 내년에는 마이카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 회사는 모든 걸 줬어요. 무엇보다 중산층이 된 기분을 줬지요.”

1950년대 미국 중산층 신화를 창조한 주역은 제너럴 모터스(GM) 같은 자동차 회사였다.

60여년이 흐른 지금, 비슷한 상황이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아메리카 대륙의 자동차 생산 중심지로 급부상한 멕시코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 보도했다.

닛산은 지난 1월 20억 달러를 투자해 아과스칼리엔테스에 제2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닛산은 폭스바겐을 제치고 멕시코 1위 자동차업체가 됐다. 다른 자동차 메이커도 투자 증설을 검토 중이다.

푸블라(폭스바겐), 실라오(GM), 토루카(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공장이 들어선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자동차 생산대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했다. 2월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늘었다.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멕시코에 군침을 흘리는 것은 수출 지향적인 이 나라 자동차 산업 특성 때문에 노동자들의 생산성은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다. 멕시코 GM공장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4달러. 미국 노동자의 50달러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 하지만 멕시코의 경우 생활비가 덜 들고, 특히 식료품, 집값, 의료, 교통 등은 정부의 보조를 받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멕시코에서 자동차 회사 일자리는 중산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WP는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 메이커들은 제2금융사를 설립해 자동차 구매자에 대한 대출 지원에 나서는 등 멕시코를 생산시장에서 소비시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데도 눈을 돌리고 있어 국민들의 중산층 의식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