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위스콘신 등 3곳 경선 싹쓸이… 美 공화당 대선후보 대세론에 ‘탄력’
입력 2012-04-04 19:08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메릴랜드주, 워싱턴DC 등 3곳의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모두 승리,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에 바싹 다가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롬니 후보를 이번 대선의 맞수로 상정해 직접 공격에 나서는 등 미 대선 구도가 이들 양자 대결로 점차 굳어지는 모양새다.
AP통신에 따르면 4일 오전1시 현재 97% 개표율 상황에서 롬니 전 주지사는 전통적인 ‘경합주(swing state)’로 이날의 핵심 전장이었던 위스콘신주에서 42% 대 38%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에 승리했다. 특히 위스콘신주 출구조사 결과 롬니는 공화당 내 보수성향 유권자들인 ‘티파티(Tea Party)’ 회원과 복음주의 기독교인들로부터도 샌토럼에 앞서거나 거의 비슷한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공화당 경선 지형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덜한 메릴랜드주와 워싱턴DC에서는 압승을 거뒀다. 메릴랜드주의 경우 그는 49%를 득표해 샌토럼 전 상원의원(29%)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샌토럼 전 의원이 300명의 지지 서명을 제출하지 못해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롬니 전 주지사가 7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롬니 전 주지사의 이름을 처음으로 거명하며 비난하는 등 본격적인 공세의 칼날을 겨눴다. 그는 공화당 주도로 미 하원을 통과한 예산안에 대해 “롬니 전 주지사가 ‘경이롭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예산안을 묘사할 때 쉽게 들을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며 비꼬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경선에서 롬니의 우세가 굳어짐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 대선캠프가 그에 대한 공세 수준을 높이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롬니는 위스콘신 프라이머리 승리가 결정된 뒤 “당신은 수 년 간 에어포스원 전용기에서 당신을 따르는 보좌관과 신봉자들로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들어왔다”며 오바마를 공격했다.
하지만 롬니 전 주지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설전으로 공화당의 ‘으뜸패’라는 인상을 각인시켰지만 샌토럼 전 의원의 동정에도 눈길을 뗄 수 없는 처지다. 샌토럼은 중도 사퇴하기는커녕 이미 24일로 예정된 고향 펜실베니아주 프라이머리에서 전세를 역전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여기다 대의원이 155명이나 걸린 내달 텍사스주 프라이머리에 집중할 태세여서 롬니 전 주지사가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수 1144명을 채우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