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 밑거름은 역시 기업 순익… 거래소 ‘12월 결산법인 실적·등락 분석’
입력 2012-04-04 19:08
‘투자와 투기를 혼동하지 말라’ ‘주가에 투자하지 말고 기업에 투자하라’ 등 주식투자만큼 관련 격언이 많은 분야도 없다. 실제로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경우 평균적으로 볼 때 매출액이 증가하고 영업이익, 순이익을 많이 낸 기업들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곧 주가=한국거래소가 4일 한국상장사협의회와 공동으로 내놓은 ‘12월 결산법인 2011년 실적과 주가 등락 분석(유가증권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순이익 증가가 상장기업들의 평균 주가상승률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분석 대상기업은 유가증권시장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12월 결산법인 총 668곳 중 사업보고서 미제출, 신규상장 등으로 전년 동기 실적과 비교가 불가능한 법인을 제외한 598곳(개별·별도 결산실적 기준)이다. 분석에 따르면 전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한 461곳의 주가는 2011년 한 해 동안 14.2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상기업 전체의 평균 등락률 9.89%, 코스피 등락률 -1.06%보다 각각 4.37% 포인트, 15.32% 포인트 높았다.
영업이익, 순이익으로 따지면 그 차이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한 250곳의 주가는 평균 24.46% 올랐으며 순이익이 증가한 228곳의 주가는 평균 25.74%로 전체 대상기업 평균 등락률보다 각각 14.57% 포인트, 15.85% 포인트 높았다. 주가상승 기여도를 실적별로 따지면 순이익, 영업이익, 매출액 순으로 나타났다.
개별기업별로 보면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이 1555.65%를 기록한 키스톤글로벌 주가가 무려 350.20%나 솟구쳤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910.21%인 영진약품은 주가가 137.03% 급등, 순이익 증가율이 588.15%인 자화전자 주가는 78.45% 올랐다. 실적이 주가를 견인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실적과 거꾸로 간 정치테마주=반면 4·11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는 여전히 기승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대선 예비주자들과 관련된 것으로 거론되는 기업들은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날뛰고 있다.
대표적인 ‘박근혜 테마주’인 보령메디앙스는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전년 대비 모두 마이너스 내지 적자전환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331.35%나 올랐다. 지난해 코스닥 주가 등락률은 전년 대비 -2.18%였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급등이다.
아가방컴퍼니의 경우도 매출액 증가율은 1%대를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순이익 모두 -30%대였지만 주가는 337.60%나 폭등했다.
‘안철수 테마주’인 안철수연구소는 순이익증가율이 -23.98%인 데 비해 주가는 541.69%나 뛰었다. 솔고바이오도 매출액 증가율 적자에 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적자인데도 주가는 166.67%나 올랐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주가상승은 흔히 거품에 비견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청된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