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현 정부 들어 46개월 올랐다… 넉달만 빼고 줄곧 상승

입력 2012-04-04 18:36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총 50개월 가운데 46개월 동안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2008년 2월 이후 올 3월까지 총 50개월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을 월별로 조사(시세기준일 2012년 3월29일)한 결과 4개월을 제외한 46개월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3㎡당 전셋값 변동률을 살펴보면 출범 후 1∼9개월차에는 0.5%를 넘지 않는 선에서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10∼13개월차인 2008년 11월에서 2009년 2월까지 4개월 동안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데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2만여 가구가 넘는 입주물량에 따른 ‘역전세난’ 현상이 나타나며 내림세를 보였다. 현 정부 들어 유일하게 전셋값이 하락한 기간이다.

그러나 이후 전셋값은 매월 올라 2012년 3월 현재까지 3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불안정한 전·월세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13대책을 비롯해 2·11대책, 6·30대책, 8·18대책 등 4차례의 전·월세 관련 대책을 쏟아냈지만 시장 안정에는 사실상 실패했다.

한편 수도권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사상최고치인 53.2%에 도달했다. 지난 2003년 10월 이후 10년여 만이다.

KB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지난달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0.6%다. 또 수도권만 따로 떼어 전세가율을 보면 53.2%로 지난 2003년 10월 이후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가 대비 80%에 육박하는 전셋값이 나타나기도 했다.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주공1단지 전용 59㎡의 경우 전세가율은 76%에 달한다. 매매가는 1억7000만원, 전셋값은 1억3000만원이다.

서울 전세가율 역시 작년 12월 하락세로 반전했으나 3월 51.4%로 2003년 9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세가율은 광주광역시로 75.9% 달했다.

그동안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기준을 전세가율 60%로 전망해왔다. 그런데도 수도권 등지에서 평균치보다 훨씬 높은 70%대의 전세가율 속에서 매매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국토해양부 집계에 따르면 2월 수도권 주택매매거래량은 총 1만9195건으로 전년 동월(3만385건) 대비 36.8% 감소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