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국장 어디갔어∼ 값 석달새 3배↑
입력 2012-04-04 21:49
배추가격이 올 들어 석 달 새 세배나 급등했다. 무 가격도 90% 가까이 뛰었다.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며 ‘배추국장’ 등 물가안정책임관제를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4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와 이마트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배추 도매가격은 가락시장에서 상(上)품 1포기 기준 올해 1월 885원에서 4월 현재 3376원으로 281.5%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정보를 보면 지난달 가락시장에서 배추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 10㎏당 7764원으로 가격이 높았던 작년에 비해서는 20% 낮지만 평년 가격(6690원)에 비해서는 16%나 높다.
배추가격이 이처럼 오른 것은 2월 한파로 인해 겨울배추 작황이 크게 악화되면서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달에도 배추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저장됐던 겨울배추 출하량과 이달 중순 이후 나올 시설봄배추(비닐하우스 등에서 재배한 봄배추) 출하량이 지난해 4월보다 26%, 평년보다 3% 각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배추 가격이 평년보다 높고 시설봄배추가 본격 출하되는 하순부터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 들어 무 가격도 상승세다. 서울가락시장에서 무 도매가격은 올해 1월 상품 18㎏당 5115원에서 이달 3일 현재 9661원으로 88.9% 상승했다. 지난달 평균 도매가격(8708원)은 평년 가격(7262원)에 비해서도 20%가량 높다.
파종기인 1∼2월 가격 약세로 시설봄무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7% 줄어든 데다 제주 동부지역 저온 및 잦은 강우로 월동무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다. 무 도매가격은 다음달까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산물 수확량 예측과 물가관리에 실패한 정부 당국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2010년 하반기 배추 1포기 가격이 1만원을 넘을 정도의 ‘배추대란’을 겪은 뒤 중국산 배추 수입을 늘리고 사전 계약재배물량을 늘리는 등 대책을 세웠다. 농민들도 배추가격 상승을 예상해 재배를 늘리자 지난해 말에는 배추 1포기 가격이 700∼800원대까지 폭락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초 주요 품목마다 물가를 책임지는 담당자를 정하라고 지시한 후 정부는 배추를 비롯해 쌀, 석유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해 국장급부터 실장급, 차관급까지 책임관을 지정했지만 이 역시 무용지물인 셈이 됐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