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창이 옌볜大 동북아연구원장 “남북통일, 中 발전에 최선”
입력 2012-04-04 19:04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가 “한반도의 평화 통일이 중국 발전에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라며 “중국으로선 완충지대가 필요하다면 한반도 전체를 완충지대로 삼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한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해 주목된다.
이 논문은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지역에서 중국이 주도적 지위를 확립하는 데 유리하다”며 “중국으로선 한반도 문제를 해결(통일)하는 것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북아논단(東北亞論壇)’ 최근호(2012년 제2기)에 해당 논문을 발표한 진창이(金强一·56·사진) 중국 옌볜(延邊)대 동북아연구원장은 4일 “이러한 분석은 중국 내 학계에서 이미 일정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북아논단은 격월간 학술지로 중국 교육부와 지린(吉林)대학이 공동 주관하고 있다.
진 교수는 논문에서 “중국의 역량과 외교정책에 따라 통일 한국이 중립적 외교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므로 미국의 세력범위에 들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이와 관련해 “중국이 허약하거나 외교적 공세를 취하면 한반도가 미국 일변도 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이 강대해지고 협력적인 외교정책을 취한다면 중립적인 외교정책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논문은 특히 “한반도라는 불안정한 체제가 없었다면 미국이 동북아지역 문제에 광범위하게 개입하고 통제전략을 추진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전략적 고려에 따라 한반도가 분열상태로 안정화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오히려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논문은 “중국이 한반도 분열상황을 이용해 미국과 전략적 대결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냉전시기의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충돌 지향의 직접적 대결은 중국의 동북아지역 전략목표와 배치될 뿐 아니라 미국의 의도에 말려드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논문은 중국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한반도 정세를 컨트롤해 미국의 동북아 통제전략을 와해시키는 동시에 한반도의 폭발성 에너지를 해소시켜 안정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북한의 완충지역 역할론과 관련해 “미래의 중국은 한국 일본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이뤄야 하는 만큼 전략적 완충지대를 설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필요하다면 한반도 전체를 완충지대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족인 진 교수는 베이징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진징이(金景一·59) 교수와 함께 형제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중국 학계에서 유명하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