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 51억t 저장 가능 퇴적층 동해서 찾았다… 울릉분지 주변 해역, 150년 이상 사용 가능
입력 2012-04-04 19:03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를 대규모로 저장할 수 있는 해양퇴적층이 국내 최초로 발견됐다.
국토해양부는 이산화탄소를 영구저장할 해저지중 저장소로 적합한 지층이 동해 울릉분지 남서부 주변 해역에서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CO₂저장 후보지는 울산에서 동쪽으로 60∼90㎞ 떨어진 대륙붕 인근이며 퇴적층 깊이는 800∼3000m다. 울릉분지 지층의 저장 용량은 51억t 가량으로, 우리나라의 2030년 CO₂ 처리목표치를 150년 이상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저지중 저장소는 이산화탄소 주입이 용이한 압력과 틈새, 저장된 이산화탄소 누출을 막는 상부 퇴적층 등 특별한 구조여야 한다”며 “격리된 이산화탄소는 장기적으로 퇴적층 사이의 물에 녹아 칼슘 등과 반응하면서 광물로 안정화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상세 지질구조를 파악하고 2014년 시험시추를 거쳐 2015년에는 저장 대상지를 최종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발견은 정부가 2010년부터 종합계획을 세워 진행해온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연구개발사업의 첫 성과라고 국토부는 강조했다.
CCS는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에서 배출되는 CO₂를 포집해 지하에 영구저장시키는 대표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로 꼽힌다. 정부는 CCS기술 상용화로 2030년까지 약 100조원 매출 및 10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CCS분야 세계시장 규모는 향후 20년간 약 550조원으로 관측됐다.
1997년 제정된 ‘교토 의정서’에 따라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다른 나라에서 배출권을 사와야 한다. 반대로 온실가스를 초과감축하면 남는 배출권을 팔 수도 있다.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들은 이미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이산화탄소 매립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