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을 가다-서울 영등포을] “3선하면서 지역숙원에 훤해”-“선수 바꿔야 지역도 발전”
입력 2012-04-04 18:56
‘대한민국 정치 중심’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포함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을은 19대 총선 최대 관심지역 가운데 하나다. 여야는 모두 ‘당 간판’이 될 만한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세워 이 지역을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곳에서 내리 3선을 한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후보와 국회 첫 입성을 노리는 MBC 앵커 출신의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는 초박빙 혈전을 치르고 있다.
4일 선거 캠프에서 만난 두 후보는 판세에 대해 모두 “살얼음판”이라고 말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길5동 우체국 2층 사무실을 얻은 권 후보는 ‘엄마가 행복한 영등포’를 간판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그는 “가정에서 어머니가 행복감을 느끼면 모든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의미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 후보는 신길4동 파자상가 4층 선거 사무실 밖에 ‘진실의 힘! 영등포를 바꾼다’는 플래카드를 걸어 놨다. “대한민국과 서울의 축소판인 영등포을을 주민의 편에 서서 변화시키면 우리나라 정치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게 신 후보의 설명이다.
권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지하철 1호선 신길역 앞에서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그는 출근길 시민들에게 “안녕하세요. 행복한 영등포를 만들게요”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흰색 점퍼에 운동화를 신은 권 후보는 연일 강행군으로 입술이 부르트는 등 지친 모습이었지만 쉼 없이 악수와 인사를 반복했다. 곧바로 신길5·6동과 대림1동 등을 수행원 2명과 함께 돌며 골목골목을 샅샅이 훑었다.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강조하는 조용한 선거운동인 셈이다. 오후에는 아파트 단지와 상가 등을 방문하며 한 표를 부탁했다.
권 후보는 “3선 하면서 어떤 뒷골목에 어떤 쓰레기통이 있는지까지 알고 있다”며 “지역 숙원사업과 주민들이 뭘 원하는지를 훤히 아는 제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신길6동 벚꽃거리 앞에서 만난 상인 박상돈(55)씨는 “중앙당 일이 많은데도 지역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할 정도로 모든 일에 열심”이라며 “타 후보에 비해 깨끗하고 성실한 이미지인 권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고 말했다.
오전 8시 노란색 점퍼에 운동화 차림으로 선거운동에 나선 신 후보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출근인사를 시작했다. 신 후보는 “상대 후보가 3선을 하면서도 지역을 위해 별로 한 일이 없다”면서 “이번에는 선수를 교체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길5동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급식봉사를 한 그는 영등포구민체육센터로 자리를 옮겨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한 표를 당부했다. 오후에는 신길역 주변 상가 등을 돌며 유권자들을 만났다. 신 후보는 상대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고 판단해 많은 유권자를 만난다는 각오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정권 심판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특히 불법사찰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들의 투표 참여가 늘어나 승리할 것”이라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신길4동 전통시장 상인 이명희(59·여)씨는 “기존 정치인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커서 이번엔 참신한 사람을 뽑고 싶다”며 “신 후보가 지역발전에도 적임자 같다”고 했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