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딸 등 탈북자 5명 입국
입력 2012-04-04 00:42
중국 내 한국 공관에 장기 체류해 온 탈북자 5명이 지난 1일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는 국군포로 백종규씨의 딸 백영옥씨 가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3일 “중국 당국이 최근 제3국 추방 형식으로 3년간 한국 공관에 머물던 이들의 한국행을 허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탈북 경위 등을 조사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탈북자의 한국행을 허용한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이다. 또 지난달 26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탈북자 문제에 다소 유연한 입장을 밝힌 뒤 나온 첫 조치다.
중국은 과거 자국 내 외국 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의 한국행 등을 허용했지만 3~4년 전부터 북한을 의식해 일절 불허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북한이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광명성 3호) 발사를 강행하려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또 중국 측의 탈북자 강제 북송 방침이 수정될지도 관심이다.
백씨는 2009년 미성년자이던 딸(당시 17세)과 아들(당시 14세)을 데리고 베이징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들어가 한국행을 원했지만 중국의 거부로 그동안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해왔다. 앞서 백씨의 언니 영숙씨는 2004년 2월 아버지의 유해를 안고 같은 총영사관에 들어가 2개월 정도 머물다 한국 땅을 밟았다. 종규씨는 6·25 전쟁 때 북한군에 붙잡혔으며 탄광에서 노역에 시달리다 숨지면서 가족들에게 “시신이라도 고향에 묻어 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