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부상병인데, 수니아스-마틴 활약에 희비… 男배구 플레이오프 최대변수
입력 2012-04-03 19:17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에서 마틴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시즌 초반 마틴이 모국인 슬로바키아 국가대표로 뽑혀 자리를 비웠을 때 대한항공은 최악이었다. 1라운드 5승1패를 거두던 팀이 마틴이 빠진 2라운드에서 1승5패로 추락한 것. 당시 거둔 5패가 시즌 내내 부담이 되면서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우승을 삼성화재에 넘겨야 했다.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으로서는 마틴 없이는 목표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마틴은 득점 4위, 공격성공률 3위에다 서브 1위에 오르며 ‘서브의 팀’이란 대한항공의 팀컬러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정상으로 가는 길목인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어깨 부상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2일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은 시즌 최악의 경기였다. 가장 기본인 점프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고 그가 휘두른 스파이크는 힘이 없어 상대 블로킹의 먹잇감이 됐다. 주포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공격성공률은 겨우 38.7%에 득점은 14점에 그쳤다. 시즌 공격성공률이 56.17%인 것에 비하면 극도의 부진을 보인 셈이다.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는 마틴이 부진하자 김학민에게 공격을 몰아줬으나 그 또한 공격성공률이 50%에 미달하며 17점에 그쳤다.
반면 1차전에서 착지 중 허리부상을 당해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현대캐피탈의 수니아스는 이날 아픈 몸을 이끌고도 제 몫을 다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무릎부터 발목까지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선 수니아스는 1세트부터 공격 빈도는 많지 않았지만 기선 제압에 크게 기여했다. 해결사로 나섰던 2세트에서는 6점을 올리며 대한항공의 추격을 뿌리쳤다. 특히 수니아스는 20-18에서 마틴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분위기를 끌고 왔다.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6점을 올린 수니아스는 공격성공률 50%로 마틴을 능가하는 활약을 보였다. 부상 중인 몸을 이끌고 상반된 활약을 보인 두 용병이 최종 3차전(4일 오후 7시 인천 도원체육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서완석 국장기자